#02 긴장된 두 존재 part.2
‘보이쓰’는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고, 쓰는 영화 모임입니다. 5명의 멤버들은 한 달에 한 번 함께 영화를 고르고, 오프라인 모임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생기는 질문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모임에서 주고 받은 영감과 감상들을 저마다의 언어로 기록해서 하나의 매거진으로 발행합니다. 오늘은 지난 9월에 이어서 '긴장된 두 존재'라는 주제를 다룰 예정이며, 이러한 주제 아래 선택한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절대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를 둘러싼 모든 인물과 사건들은 긴장 상태에 놓일 것이다. 절대악이 규범과 도덕을 가볍게 깨트리며 저지르는 범죄, 그 범죄에 연루되는 사람들, 그에게 쫓기거나 그를 쫓는 인물들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일련의 상황들을 숨죽이며 지켜보는 것은 긴장을 유발하고, 이러한 이야기를 잘 풀어낸 영화는 다른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15번 째 모임에서 보이쓰 멤버들이 <유주얼 서스펙트>를 고른 이유도 이와 같았다. 이 작품에는 잔혹한 범죄자 카이저 소제, 그가 벌인 사건에 휘말리는 범죄자들, 그리고 그를 잡기 위해 추리를 펼치는 형사가 등장한다. 영화를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범죄자와 형사, 범죄자와 범죄자, 절대악과 희생자, 나아가 영화와 관객까지 모두 '긴장된 두 존재'로 해석할 수 있었던 영화. 다양한 인물과 선 굵은 사건, 그리고 반전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영화적 연출이 모두 담긴 <유주얼 서스펙트>를 바라보는 다섯 개의 시선을 소개한다.
2018년 10월의 보리, 라꾸
- 콩빈 -
"소수들은 논리적이지만 한평생 생각해도 그 규칙을 알 수 없어요"
- 즈옹 -
"반전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 유조이 -
"좁은 공간의 대반전 서스펜스, 유주얼 서스펙트 연출에 대해"
- 라꾸 -
"악의 황제가 띄우는 종이배"
- 달링 -
"반전을 위한 서사"
'긴장된 두 존재'라는 주제 아래 멤버들이 <유주얼 서스펙트>와 함께 즐긴 영화들. 각자 어떤 영화를 골랐는지, 그 영화를 고른 이유는 무엇인지 읽어본 후 끌리는 영화가 있다면 감상해보시길 추천한다 :)
달링 :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미국에 <유주얼 서스펙트>가 있다면 한국엔 <살인의 추억>이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범인에게 농락당한 허무함에 소름돋았다면, 범인을 스크린 밖으로 끌어낸 스산함에 소름 돋을 영화 <살인의추억>.
콩빈 : 카이저 소제의 거짓말과 속임수를 플래시백 기법으로 다룬 <유주얼 서스펙트>. 거짓 플래시백으로 진실 공방을 펼치는 영화라면 단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멘토>와 <라쇼몽>! 특히 명성 높은 <라쇼몽>은 소설도 연극도 재밌게 봤전 터라 영화는 또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해서 선택했다. 소란스럽고, 풍부하고, 예리하다. 진실과 거짓 사이 긴장감을 놓칠 수 없어!
라꾸 : 범죄를 저지른 자와 그를 잡으려는 자. 비슷한 플롯 속에서도 <유주얼 서스펙트>와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카이저 소제의 악랄함과 그를 추적하는 과정 때문에 닭살이 돋아버렸다면, 유쾌한 위트와 인간미가 담겨 있는 따뜻한 추격전으로 가라앉히시길.
즈옹 : "내기 할래?" 한 마디로 시작한 줄리앙과 소피의 인연. 사랑한다는 한 마디를 하지 못하고 몇 년에 걸쳐서 내기를 벌이며 경쟁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한 마디보다 더 미친듯이 집착적이고 그 농도가 찐하다.
유조이 : 아주 어릴 때 봤던 기억이 있다. 당시 엘리자베스(여주)와 다아시(남주)가 대화할 때의 표정이 뭔가 생생하다. 특히나 긴장감 도는 느낌이 강해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