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꾸 Dec 01. 2019

소비자들의 마음을 뒤흔든 올해의 콜라보레이션 사례들

YOMA Vo.16_2019년 11월호_주제 "콜라보레이션"

지난 6월, 건담 덕후인 저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탄생 40주년을 기념하여 패션 브랜드인 휠라(FIRA)에서 건담 관련 패션 제품들을 판매했기 때문인데요. 티셔츠, 신발, 모자, 에코백, 힙색 등의 다양한 제품들에는 건덕들의 덕력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한 요소들이 멋드러지게 녹아 있었습니다.


건덕인 저 또한 이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을 놓칠 수 없었겠죠? 휠라의 온라인 스토어에서 상품 출시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가 신발과 힙색 구매에 성공했고, 지갑을 열어 젖히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던 기억이 납니다. 

셔럽앤텤마머니!를 외치며 제가 샀던 신발과 힙색 제품 [출처: 휠라 코리아 인스타그램]

이렇게 사람들의 지갑을 기쁜 마음으로 열 수 있게 만드는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아마 호감가는 두 개의 브랜드가 하나로 만났을 때의 반가움, 새로운 만남으로 탄생한 제품의 의외성, 그리고 그러한 만남이 이번 뿐이라는 것에서 오는 희소성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자신의 브랜드가 트렌디함을 증명할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이야기 소재를 던져주는 콜라보레이션 마케팅.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영감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올해에 진행되었던 특별한 콜라보 사례 5가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1. 오레오 X 왕좌의 게임

: 콘텐츠의 상징을 기발하게 재현하다


미드 '왕좌의 게임' 팬들에게 2019년은 조금 특별한 해였습니다. 바로 2011년부터 이어져온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을 마지막 시즌이 방영되었기 때문인데요.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이니만큼, 시리즈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콜라보레이션도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오레오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었습니다. 왕좌의 게임은 매화 시작할 때마다 오프닝 OST와 함께 드라마의 배경인 웨스테로스 대륙의 지도를 모션그래픽으로 보여주는데요. 오레오는 이 오프닝 영상을 오레오 쿠키로 완벽하게 재현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상 촬영을 위해 2,750개의 쿠키를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콘텐츠의 상징과도 같은 오프닝을 기발하게 패러디한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100만 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 영상 링크 : https://youtu.be/xmf-6TYjGuQ


오레오는 영상과 함께 콜라보 제품도 함께 내놓았는데요. 패키지에는 오레오 쿠키가 철왕좌에 놓여있고, 패키지를 뜯어보면 오레오 쿠키에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가문들의 앰블럼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 센스있는 콜라보는 왕좌의 게임 팬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말 그대로 먹기가 아쉬운 콜라보 제품 [출처: 오레오 쿠키]



2. 스텔라 아르투아 X 몰스킨 X 김참새

: 경계를 넘나들며 의미와 예술성을 모두 잡다


벨기에의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이하 스텔라)는 독특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여성들을 응원하는 '비컴 언 아이콘(BECOME AN ICON)' 캠페인이 바로 그것인데요.


스텔라는 이 의미있는 캠페인을 확산시키고자 노트 브랜드 몰스킨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노트의 일러스트는 김참새 작가가 맡았는데요. 커버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는 여우는 똑똑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캐릭터를 뜻하며, 모든 여성들이 자신만의 여우를 찾아내 하나의 아이콘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맥주와 노트, 그리고 아티스트의 만남이 꽤나 신선했던 콜라보레이션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온라인 편집샵 29CM에서 판매되었던 콜라보레이션 노트 [출처: 스텔라 아르투르아 인스타그램]



3. 이니스프리 X 제주맥주

: '제주'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환경까지 생각하다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컨셉은 제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청정한 이미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오피셜 인스타그램에 제주도에서의 일상을 업로드하고,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제품 이름에 제주라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이니스프리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제주맥주였는데요. 제주맥주는 "최적의 로컬에서 최고의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를 만들자"라는 미션을 실천하고자 제주도에서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맥주 브랜드입니다.


제주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브랜드가 내놓은 콜라보 제품은 환경을 생각하는 업사이클링 제품이었습니다. 맥주 생산 과정에서 '맥주박'이라는 부산물이 만들어지는데, 별다른 활용 방법이 없어 버려져왔는데요. 이 맥주박에서 화장품 원료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구한 끝에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입욕제 등의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제주 맥주의 패키지 디자인을 살린 이니스프리의 뷰티 제품 [출처: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이니스프리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고, 제주맥주는 거대 뷰티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의 협업을 통해 인지도를 올릴 수 있었던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이었습니다.



4. 하인즈 케찹 X 에드 시런

: 브랜드와 덕후 셀러브리티가 만나다  


영국의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은 자신이 하인즈 케찹의 덕후임을 자처해왔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덕질(?)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인즈 케찹에게 광고를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본인이 광고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놓았으니 연락을 달라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올린 것입니다.


하인즈 케찹은 이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그렇게 하인즈 케찹의 150주년을 기념하는 광고가 제작되었습니다. 에드 시런이 직접 출연한 이 유머러스한 광고는 'Based on real DM from Ed Sheeran'이라는 자막으로 시작됩니다. 에드 시런이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고, 웨이터는 자랑스럽게 음식에 대해 소개합니다. 하지만 에드 시런은 음식에 무언가 부족하다며 케찹을 뿌리고, 모두가 경악하는 것으로 광고는 끝을 맺습니다.

▶ 영상 링크 : https://youtu.be/keOaQm6RpBg


하인즈 케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내놓습니다. 에드 시런은 평소에 하인즈 케찹을 너무도 좋아한 나머지 팔에 문신까지 새겼는데요. 그의 문신을 모티프 삼아 제작한 패키지의 케찹을 스페셜 에디션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15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만큼 단 150개만 생산되었으며, 이 중 3병이 경매에 부쳐져서 약 200~300만 원에 낙찰되었다고 합니다.

에드 시런이 가수라는 점을 고려해 케찹의 패키지는 스피커 모양을 형상화했습니다. [출처: 모비인사이드]

덕심 가득한 셀러브리티와 브랜드의 훈훈한 콜라보레이션,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5. 삼성 라이온즈 X 라이언킹

: 브랜드 네이밍을 바탕으로 공통 분모를 찾아내다 


지난 7월,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디즈니의 히트작 <라이온 킹>의 실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이에 디즈니는 한국에서의 지역 마케팅의 일환으로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했는데요. 그 파트너는 다름 아닌 한국 프로야구팀 '삼성 라이온즈'였습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KBO가 출범한 1982년에 창단된 원년 6개 구단 중 하나로,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 야구팀입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에서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콜라보레이션 유니폼을 제작해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 덕분에 팬들 사이에서는 '카프리썬이냐', '유니폼에 불난 것 같다'라는 반응과 '자꾸 보니 새롭다', '500개 한정판이니 하나쯤은 구매해두고 싶다'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 역사상 최초로 제작된 콜라보레이션 유니폼 [출처: SBS뉴스]

디즈니와 삼성 라이온즈는 콜라보레이션의 일환으로 '라이온 킹 데이'를 지정했으며, 이 날 경기에서는 선수단 모두가 콜라보레이션 유니폼을 착용했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합창단 '하모나이즈'를 초청해 영화 <라이온 킹>의 주제가를 부르기도 했는데요. 애니메이션과 프로야구팀의 만남이 신선했던 콜라보 사례였습니다.






오늘은 올 한 해 동안 진행되었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사례를 살펴보았는데요.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창조해낸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더욱 멋진 콜라보레이션 사례들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기획한 콜라보레이션 아이디어를 제 브런치에서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라꾸

 

 * 본 콘텐츠는 요즘 마케터들의 매거진, <YOMA>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를 <YOMA> 매거진에서 확인해보세요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