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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꾸 Aug 22. 2020

IT스타트업 서비스 운영팀에서 배운 또 다른 것

뻔하지만 몸으로 부딪혀 배운 것들에 대하여

지난 글에는 운영 매니저의 중요한 덕목인 '운영의 묘'에 대해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모두가 알고 계실, 그래서 조금 짜칠 수 있는, 그러나 꽤 중요한 배움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시작해볼까요?




머릿속으로 큰 그림 그리기

: 급할수록 그림을 그려라!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포켓서베이는 제공하는 기능이 굉장히 다양하고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은 편입니다. 심심할 때마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겨나고, 운영 매니저들은 돌아가며 프로젝트를 이끌게 되죠. 이렇게 특정 프로젝트나 업무를 맡았다고 해서, 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신규 고객의 문의와 기존 고객들의 요청사항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불쑥불쑥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은 필연적으로 업무의 효율성에 대해 고민하도록 만듭니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젝트라는 놈의 기세에 눌려버리거나, 계속해서 쏟아져 들어오는 자잘한 업무의 홍수에 방향을 잃고 떠내려가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이러한 불상사를 겪지 않기 위해 지난 1년간 줄곧 연습했던 것이 바로 '큰 그림 그리기'입니다.


예를 들어 살펴볼까요? 포켓서베이의 부가서비스 중에는 '커스터마이징 리포트 제작 서비스'가 있습니다. 고객이 진행한 설문조사의 결과물을 분석한 뒤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리포트 형태로 직접 제작해드리는 서비스인데요. 리포트를 제작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무엇일까요? 지금 당장 raw data를 다운 받아서 엑셀 데이터를 가공할 수도 있고, ppt의 슬라이드 템플릿을 제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곧바로 세부 업무에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저는 다음의 과정을 거쳤을 때 조금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해야할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명확하게 하기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중간 과정들을 덩어리로 쪼개기

마감 기한을 고려하며 각 중간 덩어리들의 완료 시점을 스케줄링 하기

다른 팀원들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고려하여 업무 할당하기 

위 항목들 중 프로젝트의 생산성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두 번째 항목인 '덩어리로 쪼개기'가 아닐까 합니다. 이 작업이 올바르게 되어야 과업이 구체화되고, 일정을 조절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업무 배분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예시로 말씀드렸던 커스터마이징 리포트 제작 프로젝트를 덩어리로 쪼개보면, 업무가 훨씬 구체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방식 확정 

리포트 목차 구성

raw data 정리

ppt 마스터 슬라이드 제작

차트 및 테이블 제작 후 ppt 완성    


사실 마음이 급하다 보면 그림을 그리는 것을 생략하고 곧바로 세부 업무들에 뛰어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운영 업무를 맡으면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적어도 저는 러프하게나마 큰 그림을 먼저 그린 후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이제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금언을 '급할수록 그림을 그려라'로 바꿔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협업하기

: 일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다!


얼리슬로스에는 운영팀과 개발팀, 두 팀이 존재합니다. 저는 운영팀 소속이긴 하지만, 운영팀 못지 않게 개발팀과도 많은 협업을 합니다. 서로 다른 두 팀과 매일매일 부대끼며 함께 일을 해오면서, 각 팀별로 중요하다고 느낀 협업 포인트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운영팀부터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운영 매니저들이 담당하는 업무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는 포켓서베이의 특성상, 고객사별로 다양한 이용 사례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운영팀 내에서 다른 매니저분들과 협업을 할 때 중요한 요소가 바로 '공유'입니다. 자신의 경험치를 자신만의 것으로 남겨두지 않고 다른 팀원들에게 공유를 하면 서로 알고 있는 것이 비슷해집니다. 이 상태에서는 협업이 보다 수월해질 수밖에 없겠죠? 


잠깐 딴 길로 새보자면, "그래도 회사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굳이 모두에게 공유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고 정치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의 입지가 회사의 생산성에 기여하는 정도에 비례해서 단단해진다고 생각해보면, 자신의 경험 자산을 팀 전체의 자산으로 확장시키는 것은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한 현명한 수단이 아닐까요?


다음은 개발팀입니다. 개발팀과의 협업은 주로 제가 업무 요청을 드리고, 개발팀에서 그 업무를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고객이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이러이러한 요청사항을 했다"라는 내용을 개발팀에 전달할 때, 앞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히스토리 설명'이고 뒷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요청사항 정리'입니다. 바로 개발팀과의 협업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이 두 가지입니다.


요청사항이 발생하여 개발팀에 전달할 때 요청사항의 히스토리를 파악해야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고, 디테일한 배경까지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업무 요청 시 히스토리를 어디까지 공유를 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굳이 전달하지 않도록 노력하다 보니, 개발팀의 리소스를 최대한 절약하여 협업의 효율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개발팀에서 '그래서 뭘 해달라는 건가요?'나 '이거 하려면 이것도 주셔야 해요'라고 다시 물어보지 않도록, 요청사항을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매끄러운 협업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개발팀과의 협업 뿐만이 아니라 모든 형태의 협업에서 중요합니다. 하지만 input과 output의 세계에 익숙한 개발팀의 경우, input에 해당하는 요청사항이 업무 효율에 특히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것, 두 가지에는 큰 차이가 있더라구요. 일잘러가 되는 데 도움을 주는 개념들에 대해 '그 개념이 정말 맞는가?'와 '그래서 그것이 나에게 맞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을 겪는 것 만으로도 어제보다 한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도 일잘러가 되기 위해 모두모두 화이팅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라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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