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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차 Oct 28. 2020

뿌리채소 주스를 먹어보기로 했다.

위염과 당뇨에 좋은 주스 만들기

최 군은 나를 만날 때 늘 커다란 보라색 백팩을 메고 다닌다. 제법 먼 거리를 오가면서 나에게 줄 것들을 넣어갖고 다니는 장바구니 역할을 한다.

그 백팩에는 보노보노의 앞주머니처럼 무언가 계속해서 나오는데 크기와 품목을 가리지 않는다. 커다란 꿀병, 화장품, 반찬, 어느 날은 솜이불까지 넣어가지고 다. 펼쳐진 이불을 보면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손아귀 힘이 대단한 걸까. 여하튼 최 군 어떻게든 원하는 것을 잘 넣어 갖고 오는 재주를 가졌다.


어느 날은 1리터 플라스틱 우유병에 희끄무레한 액체를 담아가지고 왔다


"최 군 이게 뭐야?"


"응, 요즘에 우리 집에서 먹는 주스야. 몸에 좋은 게 많이 들어갔대. 네가 속이 안 좋잖아. 꾸준히 한 달만 마셔봐. 진짜 좋아질 거야."


난 스트레스성 위염을 달고 사는 나약한 현대인이다. 게다가 빵과 커피를 좋아하는 탄수화물 카페인 중독자이다. 그 주제에 먹고 싶은 것은 기어이 먹고야 마는 식탐꾼이라 위염을 달고 다닌다. 너무 안 좋다 싶을 때는 커피 끊기를 단행하지만 살만해지면 이내 또 먹고야 말아서 간당간당하게 몸을 유지하며 지낸다. 


좋은 것이라 하지만 선뜻 입에 대기가 무서웠다. 몸에 좋은 것은 대체로 맛이 별로다.

경계의 눈빛과 함께 한 모금 쩝쩝거리고는 한 컵을 그 자리에서 다 먹어 치웠다.


" 엥? 생각보다 맛있네?"


부모님과 함께 살던 어릴 적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눈곱도 채 떼지 못하고 일어난 나에게 엄마는 내 입에 인삼주스를 들이대시곤 했다. 씁쓸한 맛에 달달한 꿀이 들어간 우유가 제법 맛있어 눈감고 잘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인삼주스랑 약간 비슷한 것 같아. 뭐가 들어갔어?"


"마, 우엉, 연근, 사과를 우유에 간 거야"

"뿌리채소 파티네! 먹고 입에서 뿌리나 오는 거 아냐? 크크큭"




마 연근 우엉 사과 주스



뿌리채소 주스


준비물: 마, 연근, 우엉  (2:2:1 비율), 사과 반쪽, 우유 적당량


1. 세척에 용이한 마를 준비 한다. 위벽 보호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마를 손가락 중지 길이 정도로 준비한다.


2. 연근은 마와 비슷한 비율로 넣는다. 간편하게 냉동 연근을 사서 넣으면 편리하다. 주스로 먹을 때는 냉동식품이 주스의 온도를 차갑게 만들어 줘서 좀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3. 우엉은 살짝 쓴맛이 나기 때문에 앞의 비율보다 적게 넣으면 좀 더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마보다는 적은양으로 준비한다.


4. 사과와 우유의 비율이 중요하다. 사과는 우엉과 같은 비율로 적게 넣는 것이 좋다.


욕심내서 재료를 넣다가 몇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우유의 양이 모자랐는지 과육들이 넘쳐서 목 넘김이 너무 힘들었던 적이 있다. 사과가 많으면 애매한 신맛으로 인해 고소한 조화가 깨질 수 있다.

오래 먹기 위해서는 맛의 밸런스가 정말로 중요하다!


마, 연근, 우엉의 효능 

마와 연근의 점액질인 뮤신은 위장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다.

마는 피부미용과 당뇨에도 좋으며 우엉 또한 혈당 조절력이 탁월하다. 연근은 빈혈과 노화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고 하니 꾸준히 잘 먹으면 안팎으로 미인, 미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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