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는 집집마다 아주 애용되는 물건인데, 매번 시작하는 지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물론, 처음부터 어떤 틀에 들어있는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냥 하나씩 돌아다니는 테이프는 빙빙 돌며 끝을 찾느라 애 먹고, 찾은 후에도 떼어내느라 낑낑거리기 일쑤이다.
나도 처음에는, 새로 산 테이프처럼 끝에 종이를 붙여놓기도 해 봤고, 끝을 살짝 접어서 들뜨게 해놓기도 해 봤다. 하지만 그러면 그 끝을 매번 잘라내어야 해서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더구나 여러 개의 조각이 필요해서 한번 자르고 나서 잠시 아차 하는 사이에 도로 붙어버리면 확 짜증이 올라온다.
그러던 어느 날, 청소를 하다가 빵 봉지 입구를 막는 작은 플라스틱을 버리려는 순간 어쩐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에 분명히 쓸 데가 있을 텐데... 그래서 며칠 부엌에서 굴러다녔다. 깔끔쟁이 남편이 버리려는 것을 못 버리게 하느라 서랍에 넣으려는데, 그 안에 들어있던 마스킹 테이프가 눈에 들어왔다. 심! 봤! 다!
그 이후로 테이프 사용의 스트레스는 사라졌다. 플라스틱이어서 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고, 제법 단단하여 손에 쥐고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매번 테이프 끝을 잘라 버리는 손실도 발생하지 않는다.
국이나 육수, 소스 등, 아니면 잡채 같은 반찬도 한 번에 많이 하고 남으면 통에 담아 보관하는데, 나중에 뭔지 알아보려면 라벨이 필요하다. 이럴 때 우리 집에서는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한다. 직접 글씨를 쓰면 나중에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테이프에 유성펜으로 글씨를 먼저 쓴 후, 잘라내고 다시 플라스틱 조각을 붙여두면 아무 때나 꺼내어 다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하지만 유용한 살림의 팁, 별거 아니어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보았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