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한 상사를 길들이는 방법

우리 상사가 달라졌어요.

by 라다
unsplash/@Alexis Brown

상사에게 빌런 부하 직원이 있다.


그럼 당연히 부하 직원에게도 빌런 상사가 있다.


무능력한 상사를 길들이기 위한 방법을 수 차례 고민해보고 시도했고 그 과정과 결과 끝에 얻은 교훈이 있다.


1. 우리가 상사이든 부하직원이든 상대에게 기대라는 것을 하면 안 된다.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실망이 크다는 말을 지겹게 들어왔다. 그런데 정말 이 기대라는 것은 저녁에 먹을 치킨의 맛을 기대했는데,

치킨이 바삭하지 않고 기름 냄새가 나서 실망하게 되는 것처럼 꽤 큰 상실감이 생긴다.

내가 상사에게 기대하는 상사의 역할과 능력이 있고,
상사도 나에게 바라는 나의 역할과 능력이 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서로 말하지 않는다면, 일을 어떻게 계획하고 진행하게 되는지 모른다.


서로의 원하는 업무 진행 방식과 방향이 다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의 업무 스타일은 일정에 따라 업무 협조가 필요한 외부, 내부 사람들과 해야 하는 일을 리스트로 만들고 중요도에 따라 업무 순서를 정하고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편이다.



반대로 나의 상사는 일정에 따르기보다 회사 내부적으로 본인이 그때그때 하기 편한 일의 순서대로 내가 하기를 바란다.


그러다 보니 서로 기대한 업무 진행 속도가 다르고 방향이 달라졌다.


결국 실무는 내가 하는데, 왜 상사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지? 그래도 회사인데 상사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갖고 관계의 갈등이 생기는 요소가 생긴다.



unsplash/@Unsplash@marvin meyer

나의 상사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 보자면,
사장의 지인으로 낙하산으로 입사했다.


다른 부장들과 다르게 사원에서 부장이 된 케이스가 아니라서 회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실무의 경험이 없다. 부하 직원들이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지식의 정확도나 실무 파악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또 업무 진행 상황에 관심이 없이 팀원들이 스스로 하게 놔두는 방목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모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사장이 나의 상사의 무능력함에 대해서 욕을 하는 일도 다반사이다.


이런 나의 상사는 부장이라는 직급을 달고 상하 관계의 상위 대접은 받고 싶어서 본인의 기분대로 말을 내뱉고, 시도 때도 없이 업무 지시를 바꿨다. 나는 도저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늘 난감했다. 또 내가 하는 일에 참견하며 일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게 지도하는 것이 매우 화가 났다.


업무의 중요도와 업무 소요 시간이 따라 순서를 정하고 진행해서 차후에 변동이 생겨도 큰 무리 없이 일을 주도했다.


그런데 상사는 당장의 앞만 보고 업무 순서를 뒤죽박죽 섞어서 내가 정해놓은 순서를 무시하고 일을 하기를 바란다. 본인은 입으로 말하면 끝이지만 나는 그 말 한마디에 여러 사람과 일정을 재조 율하고 협조가 필요한 부서에는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런데 상사가 이 모든 것을 다 망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일 하는 방향과 성격이 다르다 보니
상사에 대한 증오감이 심해졌다.

이제는 상사의 역할이나 책임감에 대한 기대를 버리기로 했다. 상사의 업무 스타일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해서 나의 업무 스타일과 맞춰야 회사를 조금 마음 편하게 덜 스트레스받고 다닐 수 있는데 사실 나는 그게 잘 안됐다.


상사가 하라는 대로 하다가 문제가 생겨서 안 해도 되는 일을 두 번씩 하고 다른 업무를 못하게 시간만 낭비했다. 그래서 나는 상사의 일정을 우선시 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이런 순서로 진행한다고 언질을 하고 근거를 말씀드린 후에 내 방식대로 업무를 진행했다.



2. 상사가 나에게 업무를 지시하기 전에 내가 미리 나의 계획을 말했다.


이런 순서와 일정으로 진행하겠다고 선전 포고했다. 상사가 내 업무 순서를 망치기 전에 내가 미리 말했다. 지시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다. 그럼 일단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신뢰감으로 반은 먹고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순서를 바꾸려고 하면 이런 이유 때문에 이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확실하게 설명한다. 물론 상사의 의견이 맞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실무는 내가 담당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일정 조율이나 상황은 더 자세히 알고 있기에 나의 의견대로 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럼 상사는 고민을 하다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준다. 단, 주도적으로 업무를 이끄는 이 방법이 효과적이려면 본인 스스로도 업무 파악을 정확하게 하고 있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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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이슈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럴 때 나는 상사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 이렇게 해결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물어본다.



해결책 1번, 해결책 2번이 있습니다.

금도끼가 좋아요? 은도끼가 좋아요? 물어보는 꼴이 된다.



이 회사는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서 상사에게 선택하게 한다. 나는 해결책에 따른 리스크는 상사의 선택에 맡긴다. 왜냐하면 그 책임은 상사가 졌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네가 알아서 해결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도 네가 감당해. 나는 몰라.







그렇다. 일이 터지면 해결책을 찾는 것도 나의 몫, 해결 후에 생기게 되는 리스크도 나의 몫이다.

예전 직장에서는 이슈가 터지면 제일 먼저 상사에게 상황을 보고하면 상사가 해결책을 제시해 줬다.

아니면 상황을 보고하고 이런 식으로 해결을 하면 어떤지 제안을 하면 상사가 좀 더 나은 방법으로 가이드를 해 줬다.



내가 겪은 실수나 상황들을 나의 상사는 이미 경험한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은지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나의 상사는 본인이 실무를 해 본 적이 없어서 디테일한 부분들을 모르고, 오히려 나한테 물어본다.

저기요, 저는 1년 차이고 당신은 그래도 6년 차인데요?



겉으로 보기에 그나마 리스크가 적은 해결책으로 가자고 하는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상사의 뺨을 세게 후려치고 싶다.



상사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지만 무엇보다 낙하산으로 입사한 나의 상사는 최악이다.


내가 실수한 일로 생긴 이슈는 내 스스로 해결책을 찾고 수습하는 것이 일을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상사의 실수로 인해 생긴 문제들의 해답까지 내가 찾고 수습하는 것은 매우 화가 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나중에 이런 일을 경험하게 되면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너 똥까지 치워줘야 하냐, 부장 월급 나한테 뱉어내라 말하고 싶은 분노가 쌓이는 것이다.

3. 상사의 무능력함을 소문낸다.


회사에서는 나 혼자 일해서 되는 일이 없다.

다른 부서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가 반드시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나의 무능력한 상사의 무책임함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이 들통나게 된다.


이럴 때 나는 더 적극적으로 나의 상사의 무능력함을 어필한다. 다른 부서 상사들에게 신경 좀 더 써달라는 의미이다.


업무 결산 보고서를 가장 윗선까지 결재를 올린다. 결재 및 보고 순서는 본인-> 부장 -> 타 부서 이사 -> 사장으로 구성된다.


나-> 사장 순으로 바로 가지 않는 이유는 내가 놓친 부분이나 보고의 양식을 나보다 윗 사람인 상사에게 한 번 더 검토받기 위해서다.

​나의 상사가 업무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놓친 상태로 보고된 자료를 사장님과 확인하게 된다면 결론적으로는 최초 작성자인 나의 책임도 있지만 오류가 있는 부분들을 감싸주지 못한 윗 상사들의 역할과 태도의 성실 함고 부족하다는 뜻이다.

​나는 이런 경우에

"부장님 통해서 한 번 검토 후에 제출했습니다만,

해당 부분이 누락되었습니다. 제가 더 신경 써서 작성했어야 했는데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


(속마음 : 부장님이 저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주지 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 부장의 업무 파악 능력 부족을 어필하는 것이다.


당연히 나보다 업무 능력과 경험치가 많은 상사들이 나의 부족한 업무적인 부분을 발견해주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상사는 내가 놓치지 않고 업무를 잘 진행하게 지도하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 나의 상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이건 신입사원이라면 꽤 효과적인데, 연차가 있는 사원이라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꼰대들이라면 네가 처음부터 잘하면 되는 일 아니냐고 질책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 다음으로 두 명의 상사를 거치기 되는데 그들이 나의 놓친 부분을 캐치해 내지 못하면 상사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상사가 좋은 사람이거나 나쁜 사람이거나 나와 맞지 않으면 일단 생각하게 된다.

과연 내가 저 사람을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게 됐으면 좋은 사람일까?


아니면 저 사람은 회사에서도 밖에서도 인성이 저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사람일까?


회사에서 만난 사람은 회사 내에서의 자아를 바라봐야 한다. 좋은 상사를 만나는 방법은 없고 빠르게 상사의 성격과 업무 성향을 파악해서 나의 방식에 맞춰가는 것이 좋은 상사를 길들이는 방법이 된다. 결국 나의 상사도 나를 신경 쓰기보다 본인의 상사 눈치를 보느라 더 애간장이 탄다.

우리는 상사를 길들여야 직장에서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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