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회사' 를 가기 싫은 진짜 이유

단순히 출근을 하기 싫은 것이 아닙니다.

by 라다

나는 2020년 9월 7일, 정규직으로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했다.
1차 면접을 보고 또 2차 면접을 보면서 회사에 대한 첫인상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깨끗한 건물과 면접 담당자였던 부장님의 인상이 꽤 좋았다.



전반적인 회사에 대한 인지도가 업계에서 있는 편이었고 회사의 전망과 성장 속도가 좋은 편이라 안정적인 측면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내 전공과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이고 만족스럽지 못하는 연봉과 복리후생에 입사 전에 입사 포기도 깊게 고민했었다.



정말 이 회사를 가는 게 맞는 걸까? 이 부분은 조금 아니다 싶은데 안 가는 게 맞는 걸까? 코로나 시국에 갈지 말지 고민하는 것조차 사치라고 느껴져서 일단 회사에 가서 경력을 쌓고 이직을 하는 것이 맞는 건지 아니면 다른 회사 면접 제의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정답을 찾지 못해 방황했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의 3년의 공백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불안한 나의 미래를 생각하니 나에게 온 입사의 기회를 걷어찰 수가 없어 입사 제안을 받아들였다.

수출이라는 직무가 조금은 하고 싶었던 직무이고 회사가 집과 가깝다는 점, 그리고 칼퇴 보장이라는 3가지의 장점만 바라보고 나는 취업준비를 끝내기로 했다.



솔직히 첫 출근을 하고 느낀 점은 내가 오래 다닐 회사는 아니라는 느낌이 아주 강력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 느낌이 지금까지 매일 이어져서 내가 회사를 다니기 싫은 이유를 나열해 보려고 한다.



이유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적어야 하고 또 뭐 먼저 적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그저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고 주 5일 근무를 해야 하는 햄스터의 쳇바퀴 일상보다더 지겨운 점이 싫어서 회사를 다니기 싫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회사를 가기 싫은 이유는 아주 명백하다.



1. 연봉이 낮음. 상여가 없음. 각종 수당 없음.

연봉이 낮고 연봉 상승률이 아주 적다. 지방 사립대 문과 출신의 지방 회사의 월급으로는 많다고 할 수도 있겠다. 워나 요즘은 연봉으로 사람의 능력을 후려치기 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상여금이 전혀 없다.

각종 수당 역시 없다. 대신 야근 , 초과근무, 회식 안 함.

채용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신입사원의 사무직 연봉은 대략 2,600~2,800만 원 정도로 보인다.

조금 더 큰 회사 같은 경우는 3,000만 원 이상도 봤는데 이건 직무에 따라 편차가 큰 것 같다.


나와 같은 직무의 신입사원 연봉이 어느 정도인지 지인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나는 보통보다 조금 적게 받는 수준이었다. 이 부분에서 꽤 큰 회의감이 생겼다. 같은 직무라도 회사마다 연봉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돈을 벌기위해 다니는 회사가 돈을 많이 못번다면 과연 다닐 가치가 있을까?





2. 점심이 맛이 없음. 전화 당번을 해야 함.

점심이 맛이 없다. 단가/인원수에 맞는 점심 업체 찾기가 어려워서 그렇다는데 그럼 그냥 식당 없애고 식비를 지급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밥에서는 벌레가 나오고 고기는 너무 질겨서 고무를 씹어 먹는 것 같다. 그리고 일주일에 1번씩 돌아가면서 사무질 전화 당번해야 한다. 이유는 외부에서 오는 전화를 받기 위함보다는 사장님의 즉시 호출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 꼰대, 고인 물, 조선시대, 군대식, 핵 보수적

전형적인 한국 남자들의 가부장적, 꼰대, 고인 물, 군대식, 보수적인 조선시대 마인드가 꽉 박혀있는 경영진들로 구성된 이 회사는 정말 숨이 막힌다. 하는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욕이 없으면 대화가 힘들고 사람으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노예처럼 대하는 말투에서 나오는 천박함이 정말 무식해 보인다.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이 허다하다. 이 회사에서 임원급들의 유행어는 "이거 내가 할 일 아닌데?'이다.

"김 부장한테 물어봐" 라며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일을 떠넘겨버린다.

어떤 문제라도 생기면 서로의 잘못이 아니라며 물고 뜯지 못해서 안달이 난 사자들 같다.






4. 삭막한 분위기, 욕, 개인플레이, 단합 x

조용하다. 각자 할 일 하면 되는 분위기이다.

'내'일은 내가 '네'일은 네가 하는 개인 플레이고 전체적으로 본인의 업무가 아니면 무관심하다. 회사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아닌 대화 한 마디 없이 키보드 소리만 나는 산속의 절 같이 조용하다.

남자 직원들 입에서는 쌍소리는 기본으로 탑재, 언성 높은 발성과 부하직원을 무시하는 태도가 극악스럽다.
어쩌다 저런 인성을 갖고 왜 저렇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발언을 쉽사리 한다. 가스 라이팅은 옵션으로 탑재되어있다. 부하직원에게 모욕감을 주는 행동과 명령을 내린다. 정치적 발언으로 사람을 무안하게하고 본인의 정치색과 다르면 죄인 취급을 하며 모멸감을 준다.

이사와 부장급들의 고인 물, 꼰대들 그리고 3-4년 차의 사원급 직원들로 구성돼 중간급 관리자가 없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마인드로 서로 으쌰 으쌰 챙기는 분위기가 아니라 본인 일만 하면 된다. 다른 사람의 업무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 대신 무슨 일 터지면 교도소라도 가야 할 것처럼 공개적으로 그 사람의 잘못을 공개 처형한다. 회사가 아니라 공산당 국가에 사는 기분이다.




5. 제품이 너무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

문송합니다를 졸업한 나는 화학의 ㅎ자도 모른다. 제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데 접하지 않은 분야라서 생소하고 어렵다. 더군다나 회사의 제품이 약 800개가 넘는다. 제품에 대한 흥미도가 없으니 당연히 회사에 대한 애정도 생길 수가 없다.

문제는 제품에 대한 교육을 시켜주지 않아서 스스로 카탈로그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아무래도 회사의 제품에 대한 흥미도가 없으니 회사의 발전을 위한 애사심도 생기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이'회사를 가기 싫은 이유를 정리해 봤다.

글로 봐서는 그저 신입사원의 철없는 하소연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과연 나는 이 이유들을 극복하면서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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