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on Nov 08. 2023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하는 간절함

 내가 걸어가는 이 길에 빛이 보이지 않을  때, 저 깊숙한 지하로 침전하여 느리게 어둠을 헤칠 것인가 아니면 조금이라도 가벼이 지금 이 길 위를 묵묵히 걸어갈 것인가는 오로지 내 마음에 달렸다. 길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야 모두 같을 수 있지만, 설령 내가 향하고 있는 이 방향 끝이 내 목적지가 아니라 해도 그곳에 이르는 과정이  나의 희생과 불행이라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다른 이에 대한 원망과 냉소로 스스로를 바닥으로 끌어내리지 않았으면 한다.


 마음이 아프고 한없이 무너져 내렸다.

4번씩이나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 원점에 섰다. 그리고 그중 2번은 명확한 종결 지점까지 확인했다. 기쁘고 설레며 걸어가다가 그 중간의 길이 끊.겨. 버린 것을 알았다.

누구에게나 허락된 길은 아니라고 한다.

 나와 같이 똑같은 선택을 한 사람들은 그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 너무나 간절한 바람과 소원으로 하루하루  천사를 기다린다. 한 번의 실패를 겪을 때마다 혹시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자책하며 불안의 마음을 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again'을 외친다. 실패 후 돌아서는 발걸음이 천근이고, 아무렇지 않은 듯  옆사람을 대하는 내 마음은 만근이다.


 이런 내 무거운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바람도 하느님만 아셨으면 한다.

내 마음이 진심인만큼 요즘 내 말과 행동 속의 가시를 생각한다. 그동안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무관심과 가시 같은 행동으로 상처를 주었을까? 여전히 나 이외엔 타인에 대한 무관심한 나의 이기심이 지금 내게 반복되는 실패의 원죄는 아닐까? 심란한 내 마음에 다른 이들의 행복을 고스란히 진심으로 축복해 줄 여유가 없으니 스스로 느끼는 그 불편함에 늘 마음이 언쳐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옹졸하고, 궁색한 내 변명이 과연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를 바라지 않고 누군가에게 베푸는 선행도, 지금은 혹여 내가 하느님께 무언가를 바라고 내놓는 청탁금 같아서...

남들에게 괜히 관대해지려는 이유가 내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셨으면 하는 의도를 너무 드러내는 것 같아서..

그래도 그런 마음마저도 다 받아주시리라 믿으며

요즘 내 아침의 시작은 건강한 아기천사를 하루빨리 만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시작한다.

작가의 이전글 내 인생에 불안은 왜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