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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Apr 20. 2017

5개의 유목지

일하기 좋은 카페 찾아 450리

계속 사무실 - 게스트하우스만 반복하다보니 뭔가 뭔가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도 제주도까지 오고 디지털유목민 베타테스팅 목적으로 왔는데 유목생활을 하긴 해야 할 것 같았다. 다행이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오신 분들이 다들 부지런해서 일하기 좋은 카페를 많이들 갔다오시곤 많이 추천을 해주셨다. 그래서 2주 동안 5개의 카페를 갔다왔다.



1. A Factory Cafe (제주시 탑동, http://naver.me/xBqa4k6c)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 건너편에 있는 카페이다. 바로 근처에 A Factory 베이커리도 있는데 빵이 맛있다고 한다(전 먹어보진 않았어요). 바로 근처에 올리브영도 있고 한데 CJ 계열에서 만든 가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탑동 쪽이 바다가 있고 근처에 라마다 호텔을 비롯해서 근처에 호텔들이 많기 때문에 근처 호텔이나 숙소에서 머문다면 갈만한 가치가 있는 곳 같다.


커피 맛은 별 기억이 안난다. 근데 뭐 바닐라라떼가 다 그렇지 뭐...


카페는 전반적으로 한가했다.


단점으로는 테이블 작고, 가장 큰 문제는 전기 콘센트가 2군데 정도 밖에 없다(2층 기준). 그렇기 때문에 노트북을 들고가서 장시간 작업하기 좋지 않다. 카페 자체는 한가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던지, 글을 쓴다던지 하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2. 에스프레소 라운지 (제주시 노형동, http://naver.me/xzWacmZA)


두번째로 일을 하러 갔던 카페는 신제주 쪽에 있는 에스프레소 라운지라는 카페다. 듣기로는 제주도에서 가장 큰 카페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카페가 꽤나 크다. 가게 안에는 엄청나게 큰 로스팅 기계도 있어서 로스팅 할 때 카페에 있으면 향긋하면서도 타는 듯한 커피콩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빵도 같이 팔고 있는거 같은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을 통해 제빵사 분이 빵을 만드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다.




1층에는 스타벅스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긴 원목 테이블이 있다. 콘센트도 곳곳에 있어서 노트북을 가져가서 작업하기 좋다. 2층 공간은 더 넓고 1층을 내려다 볼 수 있어서 더 좋다. 그런데 2층 아무래도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공간이라 콘센트를 찾기 힘들다. 사람이 없는 평일 오후에는 4인 테이블 이런 곳을 혼자써도 크게 눈치가 보이진 않았다. 다른 테이블이나 더 좋은 가구로 이루어진 자리도 많이 비어있어서.


단점이라면 차로 가지 않으면 가기가 쉽지는 않다. 신제주 쪽이긴 한데 신제주 끝쪽이라 버스를 타고 간다면 뺑 돌아서 가던가 아니면 근처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 실제로 손님들도 대부분 차를 가지고 온 손님들인 듯하고.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은 2층에서 틀어주는 음악의 속도가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정상 재생 속도에 1.2배~1.3배 정도 한 속도로 음악이 나오는데 이게 엄청나게 거슬린다. 특히 아는 노래가 나올 때는 더 거슬린다. 힙합 음악은 따라갈 수 없는 속도의 랩이 나오고, 발라드는 댄스음악처럼 들린다. 내가 갔던 날 말고 다른 날 갔던 분도 음악 속도가 빠르다고 한 걸 보니, 일부러 이렇게 틀어놓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구리(Cu)다.




3. 바람 (제주시 아라1동 제주대 부근, http://naver.me/5xhQlMPU)


가본 카페 중에 손꼽힐 정도로 특이한 곳이다. 장소도 쉽게 찾아가기 힘든 제주도 산천단에 있다. 히피 같은 복장을 하신 아주머니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손님을 대하시는 느낌도 히피스러웠다. 메뉴는 5~6개 정도의 원두로 만들어 주는 드립커피와 레몬에이드 같은 에이드 류 밖에 없다. 엄청나게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려주신다. 정성으로만 따지면 내가 먹어본 커피 중 가장 많은 정성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카페의 모습부터 심상치 않다.



정성 만땅 드립 커피


카페에서 내려다보이는 제주 산천단의 모습



여기는 잠시 들렸다만 가서 컨센트가 잘 되어 있는지 확인은 해보진 못했다. 카페 주인 아주머니의 모습처럼 여유를 느끼면서 작업을 하고 싶다면 이 카페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 같아 보인다. 가게에는 고양이도 3~4마리가 돌아다니기 때문에 고양이랑 놀면서 일하기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근처에 식당이 있는데 거기에는 멍멍이들이 여러 마리 있다.


단점이라는 제주 산천단 위치가 찾아가기 어려운 곳에 있어서 차 없이 가기는 좀 힘들다. 그리고 커피 메뉴가 드립으로 한정적이고 다른 메뉴도 다양하진 않다.


근처 사는 멍멍이




4. 지금이순간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http://naver.me/5ScZFvmJ)


애월 한담동에는 유명한 가게가 많다. TV에서도 자주 나온 봄날 카페를 비롯해서, 무도에 나온 문어 라면가게, GD 카페까지. 카페마다 줄서 있는 차와 사람들을 보면 여기선 어디가야 할까 하는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 지금이순간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바다도 보이는 뷰에, 앞에 말한 카페들보다 사람이 적다.


이걸 보러 카페들이 다 여기로 왔나보다


카페에서 바로 해변가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시그니쳐 메뉴라고 적혀 있던 것 중 하나. 오렌지 + 라떼.


날이 좋긴 했다. 바다도 예쁘고 육지는 유채꽃 때문에 더 예뻤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카페에서 일 할 수 있는 건 자랑할만 했다. 그래도 자랑은 업로드 하는 순간일 뿐이다. 일하는 공간으로써 평하자면,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컨센트를 쓸 수 있는 긴 테이블이 있는데 의자가 너무 불편했다. 노트북을 올려놓고 쓸 수 있는 공간이 저 테이블 밖에 없기 때문에 오래동안 작업에 몰두하긴 쉽지 않았다. 또한 오후 시간에 해가 바다 위로 떨어지는데 이게 또 눈이 부셔서 바다를 제대로 볼 수 없는 환경이 된다.


제주시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면 1시간 정도 걸린다. 퇴근시간에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좀 더 길이 막히고 버스에서 서서 가게 될 수도 있다.




5. 블랙포엠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http://naver.me/F5Z2XaXR)


함덕에서 제일 인기 있는 카페는 '델문도'라는 카페라고 하더라. 거길 찾아보곤 예전에 함덕에 놀러 갔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누가 저런 곳에 건물 만들고 카페 영업하도록 허가를 내줬을까?'. 진짜 위치가 정말 말도 안되는 곳에 있다. 남산 봉우리 하나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반얀트리 호텔을 봤을 때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누가 허가해준거냐?


자리가 자리인 만큼 뷰가 좋지만 사람도 많아서 실제 일을 하는 카페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기 말고 실제로 일하기 좋은 곳으로 추천 받은 곳이 블랙포엠이었다.


여기도 뷰는 좋다


카페 테이블에서 바로 보이는 뷰


해안가에 이런 돌도 만든 구조물이 많이 보이던데, 이거 용도가 뭘까?


앞에서 카페 4개를 소개했지만 일하기 가장 좋은 카페는 여기가 아닌가 싶다. 일단 창가 자리에 뷰가 좋고(인스타에 올리자), 컨센트도 나름 많이 있다. 창가 쪽에 4인 테이블이 있는 곳도 있는데 그곳에 앉아서 작업하기도 나쁘지 않았다. 일단 사람이 많지도 않고 커피를 파는 1층과 실제 의자가 있는 2층이 분리되어 있는 것도 좋았다. 커피를 주문하면 종업원이 2층까지 커피를 가져다주기까지!


대명리조트 뒷쪽에 만춘서점, 타르트집, 파스타집 이렇게 나란히 있는데 한번 가볼만 하긴 하다. 만춘서점은 서점 그 자체로 보러 갈만하다. 타르트집은 가격대 성능비는 별로 였는데 가게 뒤쪽에 자리가 뷰가 괜찮아서 가게서 먹을 때는 나쁘지 않다. 파스타집은 오후 3시부터 영업한다고 해서 못 먹어봤는데, 가본 분 말로는 파스타 말고 피자가 맛있다고 한다. 피자를 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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