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아이들 교육에 대해 고민이 많다. 학군지와 비학군지 사이에서 나는 학군지를 선택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아니, 있었나. 공부를 '당연히' 하는 분위기와 그렇지 않은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고 흔히 '노는 수준' , ' 일탈'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학군지로 변했지만 나는 비학군지와 학군지 - 그 중간쯤 되는 학교에 다녔다. 명문고등학교로 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립학교. 그래서인지 노는 아이들도 제법 있었고 공부하는 애들도 많아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1등부터 줄을 세워서 우등생 반이 따로 있었다. 그래서 그 두 반의 분위기는 쉬는시간에도 공부를 하고 쪽지시험을 봐서 다른 반 아이들이 쉬는시간에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노는 아이들은 놀고 공부하는 아이들은 정말 너무 열심히해서 선생님들도 대놓고 아이들을 차별했던 그 시절. 학군지에서 하는 일탈은 그저 학원에 가지 않고 카페에 가서 놀기 정도이지만 비학군지에서 봤던 일탈은 우선 아이가 학교에 안 나온다. (학교 안 나오고 어디 가는 거지?!) 물론 요즘은 또 어떤지 모르겠지만.
학군지쪽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가장 편했던 것은 이제는 학원을 골라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전에는 학원이 주변에 거의 없어서 선택권이 없었는데 지금은 학원이 많다. 아주 많다. 골라서 갈 수 있어! 그렇다 보니 아이에게 맞는 학원을 고르고 도중에 이런저런 이유로 맞지 않으면 바꿀 수도 있어서 좋다. 대형학원들도 많아서 언제든지 옮길 수 있다니! 물론 아이마다 다르기 하겠지만. (잘하는 아이는 어디서든 잘한다)
비학군지에서 학원을 보내봤는데 확실히 여유롭다. 숙제도 없고 테스트를 하기는 하나, 쉽고 아이가 가볍고 부담 없이 수업을 듣는다. 이런 점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래도 학원비를 내는데 어느 정도 공부를 시켜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거지.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알아서 공부를 잘할까, 싶지만. 그건 우리 집은 해당이 안 되니까 진작에 포기하고 열심히 알려주고 함께 해야겠지.
학군지에서 사실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비학군지에 있는 아이처럼 키우고 있는 우리집.
그 어딘가쯤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학원을 많이 보내자니 학원 전기세만 내주는게 아닐까...고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