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기회는 평등하지 않아

출발선의 차이를 인정하고 자기 길 찾기

by 강훈

예전에 뉴스에서 '수저계급론' 논란을 봤지?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처음엔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는데 왜 저런 말을 만들어서 젊은이들 의욕을 꺾나" 생각했어. 그런데 통계를 보니 할 말이 없더라.

서울대 입학생의 60%가 소득 상위 20% 가정 출신이래. 의대는 더 심해. 이게 그 아이들이 특별히 똑똑해서일까? 아니야. 태어날 때부터 받은 교육 투자가 달랐던 거지. 유치원부터 대입까지, 누군가는 수억을 쓰고 누군가는 독학해야 해.

미국의 한 연구가 충격적이었어.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가 만 3살까지 듣는 단어 수 차이가 3000만 개래. 시작부터 다른 거야. 이걸 어떻게 '노력'으로 극복해?


워런 버핏이 한 말이 기억나.

"난 자궁 복권에 당첨됐다. 미국에서, 백인으로, 남자로, 중산층 가정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세계 2위 부자가 자기 성공의 상당 부분이 운이었다고 인정한 거야.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 이제는 거의 판타지가 됐어. 70-80년대에는 가능했어. 대학만 가면 계층 이동이 가능했으니까. 지금은? 대학 가는 것도 돈이고, 대학에 가는 것 자체가 이젠 평범한 것이 되었고, 졸업해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아.

예전에 화제가 된 드라마 있잖아. 'SKY 캐슬'. 거기 나온 코디네이터 기억나? 전적으로 자기만 믿으라고 했던 그 사람. 실제로 있대. 수능 만점자 만드는 데 연 5억. 그런 코디네이터를 쓸 수 있는 집과 혼자 인강 듣는 집. 같은 경쟁일까?


실리콘밸리 성공 신화들도 뜯어보면 대부분 중산층 이상 출신이야. 빌 게이츠 - 아버지가 유명 변호사. 마크 저커버그 - 아버지가 치과의사. 일론 머스크 - 아버지가 남아공 에메랄드 광산 소유. '차고에서 시작한 창업' 맞지만, 그 차고가 있는 집값이 수십억이야.


영국에서 800년간 상류층 가문을 추적 연구했대. 결과가 뭔지 아니? 27대가 지나도 여전히 상류층이더라. 800년이야. 계급이 거의 고정되어 있다는 거지.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라는 게 아니야. 중요한 건 현실을 인정하고 자기 길을 찾는 거야.

일본의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이야기가 있어. 아버지가 양복점 하셨대. 금수저는 아니었지. 하지만 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어. 저렴하고 질 좋은 옷. 지금은 일본 최고 부자야.

중요한 건 '남과 같은 성공'을 추구하지 않는 거야. 강남 아파트, 외제차, 명문대. 이건 이미 앞서 출발한 사람들의 게임이야. 네 게임을 만들어야 해.


핀란드 교육 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를 아니? 경쟁하지 않아.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재능을 계발해. 1등을 만들지 않고 각자의 1등을 만들어. 그래서 오히려 전체 수준이 높아졌대.

BTS가 왜 대단한지 아니? 기존 아이돌 시스템과 다른 길을 갔으니까. 3대 기획사 출신도 아니고, 음악방송 1위도 못했는데 빌보드 1위를 했어. 자기들만의 길을 만든 거야.


'그릿(Grit)'이라는 개념을 연구한 안젤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 교수가 발견한 게 있어.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IQ도, 재능도, 배경도 아니었대. '포기하지 않는 끈기'였어. 물론 이것도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그나마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야.


출발선이 다른 건 사실이야. 누군가는 100미터 앞에서, 누군가는 1킬로미터 뒤에서 시작해. 불공평해? 당연히 불공평하지.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첫째, 내 출발선을 인정하기. 부정하면 더 힘들어져.

둘째, 남과 비교하지 않기. 다른 출발선인데 비교가 무슨 의미야.

셋째, 내 속도로 가기. 늦어도 괜찮아. 포기하지만 않으면.

넷째, 다른 트랙 찾기. 100미터 달리기 말고 마라톤은 어때?


독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어.

"신은 모든 새에게 먹이를 주지만, 둥지까지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정말 딱 와닿는 속담이야. 기회는 평등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거야.


최근 연구에서 흥미로운 걸 발견했대. 역경을 겪은 사람들이 오히려 창의적이 된다고. 왜? 정해진 길로 갈 수 없으니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하거든. 그게 혁신이 되기도 해.

'언더독(Underdog)' 스토리가 왜 감동적일까? 불리한 조건을 극복했기 때문이야. 물론 대부분의 언더독은 실패해. 하지만 성공한 언더독의 이야기가 더 가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야.


네가 태어난 환경은 네가 선택한 게 아니야. 하지만 그 환경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는 네가 선택할 수 있어. 완전히 자유롭진 않지만, 완전히 결정된 것도 아니야.

기회는 평등하지 않아. 이건 팩트야. 하지만 불평등한 기회 속에서도 자기만의 기회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마지막으로, 네가 가진 것에 집중했으면 좋겠어. 없는 것 세지 말고. 금수저가 아니어도 괜찮아. 네 수저로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으면 돼. 그게 네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