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정방폭포
제주도는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찾는 것 같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해외여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이국적인 느낌과 힐링을 잔득 안고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13년에 처음 제주도를 찾은 이후 대략 10번은 넘게 방문한 것 같다. 웬만한 제주의 명소는 다 가봤는데 갈 때 마다 마치 맡겨놓은 물건인 마냥 꾸준히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정방폭포
정방폭포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다. 천제연&천지연 폭포와 함께 제주 3대 폭포라 불리며 높이는 23m, 너미는 8m에 달한다.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5분 정도 내려오면 바로 정방폭포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외국의 여느 폭포처럼 거대하거나 수량이 풍부하진 않지만 정방폭포는 굉장히 깔끔하고 단아하게 물줄기가 수직으로 떨어진다. 내가 폭포다!!! 우르릉 쾅쾅쾅!!!!!!! 이런 느낌 보다는 주변 풍경에 적절히 조화롭게 잘 어울리며 조신하게 떨어진다. 단정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폭포에서 느낄 수 있다니.
물론 정방폭포도 높이가 자그마치 20미터인 만큼 가까이서 보면 굉장히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장면을 눈과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사방팔방 튀는 폭포수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머리/옷/카메라가 젖어도 개의치 않을 여유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은지 폭포 앞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만약 사람 없는 정방폭포를 담고 싶다면 이른 아침에 찾아오자.
폭포를 바라볼땐 대부분 폭포수가 부딪히는 아래를 보게 되지만 사실 나는 그 위에 더 관심이 많다. 저 물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걸까 라는 기원에 대한 궁금함..
좋아하는데 별 이유 없다지만 분명 내 선호 혹은 취향에 맞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때문일 거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내가 알지 못하니까 '별 이유가 없다' 라고 둘러댈 뿐. 단순히 단아하고 단정하다라고 그 이유를 말하기엔 매년 올 때 마다 그리움에 이끌리듯 와서 보고 가는게 마치 제주도에 두고 온 자식을 보러가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