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끝났지만, 몸은 아직 그 시간을 살고 있었다.
오늘 만난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였다.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앉아 있을 틈조차 없었다고 했다.
잠도 부족하고, 끼니도 건너뛴 채 겨우겨우 하루를 버텨낸다.
그런 그녀가 어렵게 시간을 내어
케어를 받으러 온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배가 안 들어가요…”
출산한 지 꽤 지났는데도
아직도 임신 6개월 차처럼 부풀어 있는 배.
몸무게는 줄었지만, 거울 속 배는 그대로였다.
그걸 볼 때마다 자신을 자책하게 된다고 했다.
“나는 왜 아직 이러지…”
“왜 내 몸은 돌아오지 않을까…”
그녀는 너무 지쳐 있었다.
단지 몸이 무거운 게 아니라,
마음도 눌려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배를 눌러본다.
살이 찐 게 아니었다.
복직근이 벌어지고,
복부 근막이 긴장한 채 수축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골반은 좌우 비대칭이 심했고,
상체는 하중을 받지 못한 채 계속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 안엔 출산이라는 큰 산을 넘기까지
그녀가 감내한 시간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출산은 끝났지만,
그녀의 몸은 아직 회복되지 못한 채
그대로 ‘출산 중’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위로받고 싶어서 온 건 아니에요.
그냥… 예전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서요.”
그 말에 나는 마음이 찌릿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금 이 배는요,
당신이 얼마나 버텼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예요.”
그리고 한 마디 더.
“이제부터는, 당신이 돌아올 차례예요.”
나는 오늘, 그녀의 배를 어루만지며
그 말 없는 시간을 조금씩 회복시키는 데 집중했다.
단순히 배를 작게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녀 스스로가 자신을 다시 ‘받아들이는’ 그 감각을 되찾기를 바랐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없이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나는 아주 작게 들려오는 그녀의 숨소리로 알 수 있었다.
오늘 이 케어가
단지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조금은 돌아오는 시간이 되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