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猫생들의 유니버스 Universe
아파트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집 고양이들은 보통 태어나서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그 순간까지, 묘생 전체를 통틀어 "인간" 집사들이 생활하는 "집"이 그들에겐 유일한 세상이 된다.
(가끔 병원을 오고 가는 캐이지 안에서의 시간을 제외하곤 )
그래서인지 집 고양이들은 창밖 구경을 좋아하는 듯하다.
봄에는 꽃냄새 피우는 꽃들을 냄새 맡아보고,
여름에는 촉촉한 비를 바라보고,
가을이면 떨어지는 나뭇잎을 잡고 싶어 응시하며,
겨울이면 추운 바람에 가끔 떨어지는 눈을 신기하게 쳐다본다.
묘생들이 바라보는 베란다 창문 너머 보이는 바깥 공간은,
마치 우리 인간들이 지구밖의 우주를 상상하고 궁금해하는 미지의 공간처럼,
묘생 그들에겐 인간들의 세상이 그들의 우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간들의 흔한 풍경은 묘생 그들에겐 동경의 대상인 "우주공간"이 되는,
묘생들의 유니버스가 된다.
어느 봄날,
창밖으로 나가 벚꽃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나무밑에서 꽃놀이를 즐기는 두 묘생들을 그려본다.
미지의 유니버스(Universe)가 아닌, 현실 묘생에서 말이다.
그림을 취미 삼아 그리기 시작한 지 2년쯤 되던 2017년도 그렸던 그림이다.
키우던 두 마리의 고양이들 중 한 아이가 복막염으로 묘생 7개월 여만에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바깥세상을 구경해 본 적이 없는 너무 예쁜 아이였기에
그림에서 나마 세상 구경을 시켜주고 싶었다. 그곳에선 자유롭고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