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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u Apr 18. 2023

내 마음은 내가 아니다  

나를,

내 마음을 잘 돌보는 것,

잘 다스리는 것 같으면서도

시시로 이유도 모르겠는,

실체없는 우울감. 우울한 기분에 곧잘 휩싸이곤 한다.


다행스러운 건,

이제는 이내 곧바로 잘 알아차린다는 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이 짧게는 몇 분, 몇 십분

길게는 몇 시간동안 우울한 기분이 지속될 땐,

힘들다.


우울감이 내게 찾아오면,

"지금 내 마음은 내.가 아니다."라고 굳게 상기한다.

내 마음은 내.가 아니다.라면서.

괜찮다. 괜찮아. 부드럽게 날 다독인다.


내 안의 다른 자아가 단지 날 시험하는 것 뿐이야.

그 자아가 불쑥 나타난 것 뿐이야.

그렇게 말하곤 알아차리는 나. 저 멀리서 바라보는 나.를 사수한다.


인생은 짧다.

가뜩이나 요즘 동시대 사람들의 부고 소식이 들리면,

더욱이 실감한다.


내 삶은 영원하지 않은데,

이전에는,

이전이라 함은 우울감으로 내 스스로를 부단히도 괴롭히던 그때다.

그땐 왜 그리도 과거 속에, 오지도 않은 미래 속에 날 가뒀는지.

지금의 나.는 그 시절의 내.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역설적이게도 내 삶의 원동력은 메멘토 모리. 그리고 나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이다.


우울할 게 뭐가 있나.

화가 날 게 뭐가 있나.

짜증 날 게 뭐가 있나.

미워할 게 뭐가 있나.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너그러워지자.

둥글자.

상냥하자.

친절하자.


내 삶은 갈수록

점점 둥글어진다.

둥글게 빚어지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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