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를 채우는 것

필사, 글쓰기, 산책으로 채우는 하루

by 행복수집가

아침에 잠이 일찍 깨는 날이면 침대에 앉아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친다. 그리고 조용히 필사를 한다.


이 책은 내용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문장이 참 좋았다.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문장을 직접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원래도 책을 읽다가 문장이나 내용이 마음에 깊이 남으면 필사를 하곤 하지만, 이번에는 유독 이 책이 내 마음에 꽂혔다.


일부러 새벽 시간을 정해 두고 필사를 하는 건 아니다. 아침에 자연스럽게 잠이 일찍 깬 날, 그저 책을 펼쳐 펜을 들뿐이다. 그렇게 쓰다 보니 어느새 꽤 많은 문장을 옮겨 적게 되었다.


문장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손으로 따라 쓰는 시간은 마치 명상 같다. 필사로 하루를 시작하면 마음이 말끔히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잠에서 막 깨어난, 백지 같은 상태에서 문장을 천천히 마음에 새기다 보면 그대로 내 안에 입력되는 것 같다. 그 문장들이 내 정신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느낌도 든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마음 청소를 한 기분이다.


오롯이 '쓰는 일'에만 집중할 때 마음이 차분해진다. 쓸수록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이 느낌이 참 좋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에 자연스럽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하루 중 틈틈이 글을 쓴다. 글을 쓸 때마다 '내가 글쓰기를 좋아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쓰고 싶은 이야깃거리와 휴대폰, 무선 키보드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글을 쓸 수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글을 쓸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글을 쓸 수 있어서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게 글쓰기라서 좋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매일 할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매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축복이자 행복이다. 해야만 하는 일만 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비로소 내 인생의 주인이 나라는 감각이 선명해진다.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내가 나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느낀다. 아마 그 감각이 좋아서 더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의식적으로 습관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좋아서 하고 있다는 이 느낌은 내 삶에 가치와 의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 산책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에는 회사 점심시간에 온전히 산책만 한다. 거의 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걷는다.


걷는 동안에는 모든 감각을 그저 걷고, 보고, 느끼는 데 맡긴다. 발걸음이 이끄는 대로 걷고, 눈앞에 펼쳐진 자연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자연스럽게 행복으로 채워진다.


매일 같은 길을 걷고 비슷한 풍경을 보는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풍경은 늘 새롭다. 자연은 하루하루 다르고, 흘러가는 시간을 그대로 드러낸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이렇게 함께 흘러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산책을 하다 보면 '나도 자연의 일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은 내 마음을 한결 자유롭게 만든다. 걸으며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감정들, 느껴지는 감각들은 나를 새롭게 하고 충만하게 한다. 비워내면서 다시 채워지는 시간이다.


그래서 산책은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꼭 챙기는 소중한 시간이다. 어제도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살아서, 두 발로 걷고, 두 눈으로 이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참 감사하다.'




필사를 하고, 글을 쓰고, 산책을 하는 것.
이 세 가지는 내가 좋아하고, 매일 하는 일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일상 속에서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


이 시간들은 내 하루를 행복으로 채워 주고, 내가 나로 살고 있다는 감각을 분명하게 해 준다. 이런 마음을 자주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이런 하루하루가 쌓여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좋은 마음을 느끼는 이런 일상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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