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들 속 특별함
아이와 주말에 둘이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아이가 토마토랑 키위가 먹고 싶다고 해서 과일도 사고, 간식거리도 샀다. 그리고 즐겁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에게 물어봤다.
“수지야, 이제 집에 가면 뭐 할 거야?”
“토마토랑 키위 먹고 쑥쑥 클 거예요!”
티 없이 맑게 웃으며 이 말을 하는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함박웃음이 나왔다. 아이는 집에 가자마자 과일을 먹을 생각이었나 보다.
그런데 그냥 ‘토마토랑 키위 먹을 거예요’가 아닌 ‘토마토랑 키위 먹고 쑥쑥 클 거예요!'라고 뒤에 말 하나 더 붙이니 사랑스러움이 더해졌다.
별일 없던 주말 오후, 아이 아빠는 출근하고 나랑 둘이 집에 있던 그냥 평범한 오후였는데 아이와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나눈 이런 대화가 평범함속에서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집에 와서는 곧바로 토마토와 키위를 잘라 주었다. 아이는 맛있게 잘 먹었다. 과일을 먹고 기분이 좋은 아이의 얼굴은 잘 익은 토마토처럼 탐스럽고 생기 있었다.
계절마다 과일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것처럼, 내 아이도 매 순간 이쁘게 무럭무럭 자라는 것 같다.
평범한 이 날도 내 아이가 한 뼘 더 자란 날이다.
평범한 모든 날이 평범하지 않음을, 매일이 소중함을 절실히 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