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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posa Apr 06. 2016

오후 2시, 영도대교가 열리는 시간

롯데백화점 광복점 옥상정원과 옥상전망대

점심에 회사 친구들과 밥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서둘러 외출 준비를 했다. 내가 좋아하던 분식집에서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벗어나려해도 돌아오는 주제는 언제나 회사 이야기.


똑같은 상황, 반복되는 문제점들......
나만 벗어난 것일 뿐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답답해했다. 


퇴사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중 두 번째 보는 얼굴이라 그리 낯설 것도 많이 변한 것도 없지만 빠듯한 점심시간에 맞추어 헤어지고 나니 그제야 사뭇 처지가 다르다는 것이 실감 난다.  


친구들과 헤어진 후 영도대교 도개식을 보기 위해 롯데백화점 11층에 위치한 옥상정원을 찾았다. 영도대교는 남포동이 있는 중구와 태종대가 있는 영도를 연결하는 다리인데  매일 오후 2시에 15분간 도개식이 열린다. 영도대교를 지난 적은 많지만 도개식은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마음을 먹고 찾아온 것이다. 


다리 옆에서 볼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에는 옥상전망대가 더 적합할 것 같았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11층 옥상정원을 구경하고 산책하며 시간을 보냈다. 옥상정원은 종이배를 모티브로 하여 꾸며져 있었는데 테마는 수시로 바뀐다.

 

롯데백화점 11층 옥상정원

    

11층 한편에는 중구 전통시장 홍보관이 있었다. 안내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국제시장과 깡통시장에 관한 리플릿과 지도가 마련되어 있었다. 



슬슬 시간이 2시에 가까워지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13층 옥상전망대로 향했다.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아 자유롭게 다리를 오가는 차들이 눈에 띄었다. 2시가 되기 전부터 사람들이 자꾸 다리의 중간으로 모여들었는데, 이때만 해도 다리가 양쪽으로 나뉘어 모두 들리는 줄 알고 있었던 나는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보고 있었다. 


1시 40분경 영도대교의 모습


2시가 임박하자 차들이 멈춰 서고 다리 위의 사람들이 하나 둘 다리 중간으로 오기 시작했다. 그제야 다리가 한쪽만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다리 한쪽이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도개 시간은 약 15분간이며 2시 7분이 되면 다리가 정점에 다다른 후 다시 내려오기 시작한다. 다시 볼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대교 중간에서 보고 싶었다.


영도대교 도개 장면


영도대교는 1934년에 완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일엽식 도개교로, 다리 높이보다 높이가 높은 선박을 통과시키기 위해 도개교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 때는 도개 기능이 중단되었다가 2013년에 도개 기능이 복원되었다. 


현재는 매일 오후 2시에 도개식이 열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그 시간 동안 영도대교의 교통은 통제된다. 다리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영도대교 아래쪽이나 대교 중간에서, 전체적인 다리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롯데백화점 광복점 13층에 위치한 옥상전망대에서 관람하면 된다.


도개식을 지켜본 나는 집에서 나오기 전에 돌려놓은 빨래를 널기 위해 집으로 향했다. 

오후에는 봄을 만나러 온천천에 가기로 했기에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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