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다녀온 애벌레
“나비야, 나를 바다로 데려가 줄 수 있겠니?”
그러자 나비와 세콩이의 대화를 잠자코 듣고 있던 형과 누나가 반대했어요.
“세콩아, 바깥세상에는 너무 위험한 일이 많아. 옆집 야콩이도 놀러 갔다 애벌레에게 잡아먹혔다는 얘기도 못 들었니?”
누나가 말했어요.
“그래, 세콩아 바깥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단다.”
형도 말했어요.
나비도 세콩이를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어요.
“난 지금 막 바다를 건너와서 너무 피곤해. 지금은 널 도와줄 수가 없단다.” 말을 마친 나비는 어디론가 팔랑거리며 날아가 버렸어요.
그러나 세콩이는 이슬을 먹을 때도, 잠잘 때 꿈에서도 항상 바다 생각만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밤, 세콩이는 문득 소란스러운 소리에 잠을 깼어요.
그것은 애벌레 두 마리가 수다를 떠는소리였어요. 세콩이는 가만히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어요.
“난 지금 바다에 가는 중이야. 얼마 전에도 다녀왔는데 그렇게 아름다운 곳은 본 적이 없어.”
한 애벌레가 말했어요. 세콩이는 바다이야기를 듣자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애벌레를 따라가면 바다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니 형과 누나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어요. 세콩이는 애벌레를 따라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애벌레가 위험하다는 누나의 말이 마음에 걸렸지만 바다에 갈 수 있다면 어떤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겨났어요.
세콩이는 형과 누나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