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가고싶지만 싸움도 하고 싶어
두 달째 운전을 하고 있다.
소소한 실수와 자잘한 사고로 경험치를 쌓으며
과연 내가 계속 운전을 해도 되는 걸까 혼란스러울 때도 많지만
어쨌든 무사히 회사 or 집까지만 도착하자! 각오하면서 시동을 건다.
부산의 운전은 거칠다고들 하는데,
아 겪어보니 정말 거칠다.
'저래도 되나?' 싶은 상황들이 생각보다 자주 있어서 항상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다.
며칠 전, 2차선 도로에서 규정속도에 맞춰 가고 있었다.
룸미러를 보니 트럭 한 대가 내 차 바로 뒤에 붙어서 오고 있었다.
빨리빨리 가라는 신호였던 것 같은데,
커브와 과속방지턱이 많은 구간이라 속도를 더 이상 낼 수 없어 규정 속도에 맞춰서 갔다.
맞은편 차들도 계속 오고 있어서 먼저 보내줄 수도 없었다.
그 구간을 지나 우회전하며 큰길로 빠져나가자마자 트럭이 '빵!'하고 클락션을 울리며 나를 지쳐갔는데
그 뒷모습에서 나에 대한 짜증을 느꼈다.
몇 초 후 바로 내 앞에서 나와 함께 신호를 기다릴 운명이었지만
그는 어쨌는 자신이 원하는 속도로 달려야만 했던 것이다.
과속하거나 난폭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급똥 마려운가 보다" 하고 생각하곤 한다. (그게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아서)
이 트럭 운전자도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좌회전 신호를 따라 다른 길에 진입하자마자 그 트럭은 옆 차선 SUV 랑 시비가 붙었다.
차 두 대가 두 차선을 막은 채, 창문 내리고 손짓으로 욕설을 하면서 싸움을 시작했고
나는 두 차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빨리 가고 싶지만, 싸움은 해야만 하는 그 아저씨의 마음.. 뭘까?
운전 조빱인 나는 아직 알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