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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minar Flow Jul 25. 2022

배달 치킨과 손절한 이유

내돈내산

치킨은 더 이상 서민 음식이 아닌 걸까? 아니면 그동안 우리가 너무 저렴하게 먹은 걸까? 그렇다 해도 치킨 값이 너무 갑자기 오른 느낌이다. 심지어 맛이나 품질은 그대로인데 가격만 오른 것 같아 망설일 때가 있다.


이 부담의 원인을 자영업자들에게 돌리려는 건 아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전부터 봐오던 유통 업체들에게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치킨값만 올랐다면 자영업자들의 문제일 수 있지만, 가끔 사던 닭정육의 가격도 같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더욱 확신하게 됐다.


대한민국의 닭고기 공급을 담당하는 16개 주요 업체(하림, 올품, 마니커, 사조원 등)에서 2005년 11월 25일부터 2017년 7월 27일까지 무려 12년에 걸쳐 육계시장의 가격을 담합해 온 것이 드러난 사태로, 적발된 횟수만으로 45차례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한국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닭고기를 공급하면서도 신선육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판매가 제한, 계란 및 병아리 폐기, 신선육 냉동 비축 등 수많은 수법을 동원하여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저해하였으며, 주요 업체가 참여하는 한국육계협회 또한 협회 차원에서 이를 주도한 것이 밝혀졌다.

- 출처 : 나무 위키 -





치킨을 너무 좋아하는 난 이 뉴스를 보고 괘씸했다. 몇 년 전부터 이런 뉴스를 봐왔고, 멈추지 않는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이콧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치킨 배달과 멀어진 계기가 있는데..


온라인 쇼핑을 하던 중 우연히 대형마트 치킨도 배달이 된다는 걸 알았다. 그 가격은 놀라웠다. 사진에 보이는 저 두 마리 치킨의 가격은 13,000-14,000원 정도.

배달비 3천 원을 더해도 2만 원이 안 되는 가격. 물론 단점은 있다. 조리 후에 바로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차가운 상태로 배달된다는 점. 그걸 제외하면 다 좋았다. 맛도 가격도 일반 배달치킨에 비해서도 평균 이상.





'배달 어플에 두 마리 치킨 시키면 2만 3천 원... 대형마트에 주문하면 7-8천 원을 아낄 수 있으니까.. 하루만 참아볼까?' 머릿속에 이런 회로가 돌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루를 기다릴  있는 이유는 가격뿐만은 아니다.  신선도의 기복이 적고, 기름의 신선도도 좋다는 .  마디로 깔끔한 닭을 먹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 배달 주문할  '뽑기 운이 나쁘면 어쩌지?' 이런 걱정을  때가 있는데, 더는 그럴 걱정이 없다.


이 후로 배달치킨에 대한 배신감이 더 커졌다. 어느 날 갑자기 치킨을 먹고 싶어도, 심지어 장바구니에 치킨을 담은 후에도 주문을 취소한 적이 많다.

배달치킨을 주문하지 않으면 유통사들보다는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클지 모른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지가 없다면, 선의의 경쟁을 부추기는 방향의 선택이 없다면,  악순환은  바꿀  없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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