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5분 전이 내 삶을 바꾼다

CHAPTER 1. 삶이 뒤집히는 잠깐&조금

오늘도 그 좁은 공간에서 일하며, 퇴근 전까지 많은 선택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죠.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할까, 커피 한 잔 마시고 일하고 싶은데 지금 커피를 타 올까. 아니면 전화받는 척하면서 상사를 피해 갈까. 연속되는 갈등이 선택을 보류시킵니다. 수십수백 가지 선택을 매번 내립니다.

이렇듯 직장인에게 선택이란 놈은 참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직장생활의 중요한 선택은 어떤 것인가요?


어떻게 일할 것인가? (시간관리)

점심은 뭘 먹을 것인가? (본능)

퇴근하면 뭘 할 것인가? (내 미래)


세 가지 모두 저에겐 중요한 선택입니다. ‘어떻게 일할 것인가?’는 시간관리와 앞으로의 능력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이며, ‘뭘 먹을 것인가?’는, 직장에서 몇 가지 안 되는 자유로운 선택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퇴근하면 뭘 할 것인가?’는 내 미래를 위해 중요한 선택입니다.


인간은 일에서의 휴식을 다른 일을 시작하는 데서 찾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아나톨 프랑스




누군가에게는 멈춤의 미학

누군가에게는 멈춤의 자학



‘멈춤의 미학’은 법륜스님에겐 한없이 아름다운 키워드일지 모르겠지만, 이 시대의 직장인에게 멈춤이라는 키워드는 할복과 같은, 이 겨울 날씨마냥 차가운 글자입니다.

직장인은 ‘멈춤의 자학’을 받아들이지 않고, 허리춤에 손을 얹고 기지개를 다시 펴야 합니다. 이 발 빠른 경쟁사회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되어갑니다.


이미 수십 번을 멈춘 20대를 맛본 저는, 아메리카노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그 쓰디쓴 입맛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퇴근 후 시간을 하루의 끝이 아닌 ‘새 하루의 시작’으로 바꿨습니다.

이제 저도 서른셋,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나이입니다. 선택과 집중에 열을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정신 차림의 미학’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아직도 새벽 두세 시에 술 먹자는 전화가 가끔 오기도 합니다.

2, 3년 전만 하더라도 제가 주동자가 되었겠지만, 더 이상은 곤란합니다. 퇴근 이후는 ‘철저히 내 인생을 위한 시간 쓰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야이 냉정한 새끼”라고 말해도 1차 기각, 2차 기각입니다. 6개월만 하나에 미쳐 삶을 바꿔보자 결심했고, ‘책 읽기와 쓰기’라는 목표로 시간을 채우기로 했습니다.


책 쓰기를 위해 처음 샀던 책이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입니다. 덕분에 저는 퇴근 후 일과를 ‘나를 위한 투쟁의 시간’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오병곤, 홍승완. 이 책을 쓴 두 분의 저자는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직장생활을 하며 책을 썼습니다. 만약 이 한 권의 책이 스킬과 가이드라인 잡아주기에 그쳤더라면, 제가 이렇게 남아 글 쓰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을’로서의 삶을 살고, 24시간 위에 놓여 있다는 공통점이, 제 의지를 끌어올렸습니다. 덕분에 퇴근 전 바탕화면 시계만 쳐다보던 삶에서, 퇴근 후 스케줄을 다시 체크하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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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아니라 일이 사랑의 증거다. -Unknown




화합을 가장한

술 약속의 위험성



저도 그 누구보다 술 마시는 자리, 노래 부르기, 여자 만나기를 좋아합니다. 친구들이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속으로 저를 ‘여자 없이는 못 살 놈’이라 생각할 정도는 됩니다.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게 습관인 줄 모르고 매일같이 끌려가는 건 위험합니다.

술자리에 늘 등장하는 직장 동료나 친구는 인기투표에서 상위권에 들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 이미지가 ‘술자리엔 무조건 김 팀장 포함’이라는 인식이 돼버립니다.

정말 냉정하지 않으면 적당히 할 수 없게 되죠. 극세사 귀인 김 팀장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강냉이 털러 갔다가 자기 계발 의지도 조금씩 털리는 것은 뼈아픈 일입니다.

매일같이 술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면? 전화부터 하는 게 직장 동료와 친구입니다. 그들이 나쁜 건 아닙니다. 군중심리가 나쁜 겁니다.

술친구가 불알친구는 아닙니다. 직장 상사라 해도 솜사탕 사주는 엄마 따라가듯 매일 끌려다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내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탈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회식이 업무의 연장이라 생각하는 대한민국 땅에서, 저는 장점 아닌 장점으로 ‘술 못 마시는 스킬’을 보유 중입니다.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여자 좋아하는 제가 술까지 좋아했다면? 롤러코스터가 아닌 자이로드롭을 탔을 겁니다.

술자리에 앉은 그분들이 나를 위협하지 않지만, 술이 사람을 잡아먹고, 그 술에 잡아먹힌 사람들의 비생산적인 말이 잡아먹는 내 시간, 그게 진정 위협입니다.

‘짤리지 않을 만큼의 정중한 사양’이 ‘불안하지 않을 만큼의 내 미래’를 가져다준다면? 해볼 만한 도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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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공의 열쇠는 모른다. 그러나 실패의 열쇠는 모두의 비위를 맞추려 하는 것이다. -빌 코스비




퇴근 후 여유

바쁜 오전이 만든다



커피 한 잔 마시고, 워밍업 하고, 미팅까지. 자칫 넋 놓고 있다 보면 벌써 점심시간입니다. 중요한 업무는 어느새 오후로 밀려나가고 ‘에이 조금 있다가 하지 뭐’ 간사한 마음이 온화함으로 둔갑합니다. 덕분에 늦게까지 야근을 하는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퇴근 후 뻗어버립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답은 하나였습니다. ‘오전에 최대한 많은 일을 하는 것’이었죠. 일정관리 프로그램을 받아 활용하기 시작했고, 업무 우선순위를 정해 계획을 다잡았습니다. 오전에 조금 더 많은 일을 쳐낼 수 있게 되었죠.

일을 참 못했을 때에는 시간 소모가 많은 일부터 건드렸습니다. ‘진 빠지는 일’을 먼저 했던 겁니다.


오전에 지치면 오후가 힘듭니다. 비록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20대가 아니다 보니 체력의 한계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계획과 일 처리 프로세스의 수정을 한 뒤부터 오전에 간단하고 작은 일을 처리합니다. 덩어리 큰 업무 두세 개를 처리하던 전과 다르게, 크기가 작은 일들을 대여섯 개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 쓰는 일은 비교적 오후로 미루고, 순발력이 필요한 업무를 오전에 해보니 능률이 꽤 올랐습니다.


그렇게 오전에 손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몸이 풀려 오후에 일하기도 편해졌습니다. 짧게 말해,

오전에는 몸 푸는 일, 오후에는 머리 푸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오전에 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했다는 자신감도 생기며, 몸도 어느 정도 풀린 상황이기에, 일하기가 훨씬 편합니다.

헬스에 1시간을 투자할 여유도 없는 지금이기에, 일 안에서 최대한 효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남은 속여도 나는 못 속입니다. 오늘 저만큼 할 수 있었는데, 겨우 이만큼밖에 못 했다면, 그 스트레스는 자신도 모르게 쌓여갑니다.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게을러지는가’란 생각으로 언젠가는 괴로워집니다. 그 악순환이 자기 합리화가 되면 좀비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만든 체계가 중요합니다.

‘퇴근이 내 인생을 위한 새로운 출근’이라는 결단을 내린 당신이라면, 업무를 체계화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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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해내는 비결은 행동하는 것이다. -단테 알리기에리




내가 집에 가지 않는 이유

우리 집의 재정의



‘직장을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면, 집은 ‘쉬면서 일하는 공간’ 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직장인에게 보통 집은 쉬는 곳입니다. 흔히 마케팅은 인식 싸움이라고 합니다. 안락함 역시 ‘집에 대한 인식’으로 결정됩니다.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그 습관을 끊어낼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집에 가면 드러누워야 하는 정석에서 저는 집에 대한 재정의를 내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집에 가서 글 써야지, 꼭 써야지” 노래를 부르지만, 여지없이 또 팟플레이어와 웹하드에 손이 갑니다. 그 악순환을 자르기 위해 집을 끊어버렸습니다. 이제 자는 시간 외에 집에 가지 않습니다. 늦은 시간 카페에 찌그러져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이유입니다.

집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부러운 분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집에 들어가면 느슨해지는 게 습관이라면? 집에 대한 재정의를 스스로 내리시기 바랍니다.


퇴근 5분 전, 프로게이머 급 드래그 속도로 바탕화면에 사각형을 만들고 있다면? 퇴근 후 뭘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잠들기 전 10분이 내 인생을 좌우한다는 문구를 본 적 있습니다. 그 10분을 놓치고 산다면, 퇴근 5분 전을 활용해 내 미래를 바꾸시기 바랍니다.

내 시간은 내 의지로 써야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공복의 시계를 다시 맞추고 집으로 향합니다. 저도 매일 6시 50분을 기다리는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

젠 회사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한 월화수목금금금’을 살고 있습니다.

물론 힘듭니다. 친구들에게 전화가 오는 날이면 이제 “뒈지겠다”란 말부터 합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시간을 쓴다고 생각하니, 전에 없던 ‘육신이 기상을 반기는 아침’이 오기 시작합니다.

큰 계기가 인생을 뒤집기도 하지만, 작은 결정 하나가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종일 사각지대를 찾아 쿠팡만 들락날락거리다, 월급 루팡이 되는 직장인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팡팡 터지는 불꽃축제 같은 판타스틱한 삶으로 내달리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말에 큰 공감대를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습관이 나를 좀먹는 축’이라는 것은 뼈저리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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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인생의 실패자들은 포기할 때 자신이 성공에서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모른다. -토마스 에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