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블루스

신입사원 아들 엄마의 양육기

by 강소록

새벽 5시 20분.


아들의 출근 준비를 위해 오늘은 조금 일찍 일어났다.

그 지겨운 월요병이 도지는 날이기 때문이다.

차로 회사까지 남편이 바래다주는데도 오늘은 30분이나 걸린다.


고기 없인 못 사는 장남을 위해 냉동실에서 떡갈비를 네 개 꺼내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굽는다.

'어제 무쳐 놓은 콩나물 무침은 유난히 맛있게 되었군. 역시 참치액이 끝내 준다니까.'

콩나물무침을 그릇에 담으며 만족스러웠다.


아침메뉴의 하이라이트 된장찌개는 우리 집 최고 인기 메뉴이다. 뭐 별로 특별할 거 없는데, 식구들이 맛있다고 난리다.

우리 딸은 된장찌개만 먹고살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된장찌개 비법은 꼭 자기에게 알려달라고 한다. 나. 원. 참.


아들과 남편은 된장찌개에 떡갈비랑 콩나물무침 등을 먹고 씻고 준비한 뒤, 회사로 출근했다.


아들이 간 자리엔 썰물이 빠져나간 것처럼 곳곳에 흔적이 남아 있었다.

샤워하고 다 쓴 수건, 쓰고 난 드라이기, 헤어스프레이, 컨실러와 스펀지까지.

아, 여기서 컨실러는 면도하고 남은 수염을 가리기 위한 용도이다.


참고로 우리 아들은 아주 나이스하게 생겼다. 단지 주관적 견해가 아님을 밝힌다.


그래서인지 출근시간 한 시간 전이면 충분한걸, 한 시간 반 전부터 일어나서 밥 먹고 샤워한 후, 소위 꽃단장하느라 나까지 진이 빠진다.

탈모 때문에, 악성 곱슬 때문에, 스타일이 안 나와서, 오늘은 날씨가 안 좋아서 등등..

처음에는 매일 옷을 코디해 주는 것도 아주 곤욕이었다.

서른 살 신입사원 출근수발하다 몸져눕겠다 싶었다.


한 달이 지나 아들 첫 월급날이 되었다.


며칠 전부터 요 녀석이 부모님께 용돈 좀 드리려나 관심에 촉수를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당일 날, 내 통장에 아들 이름으로 40만 원이 입금되어 있는 게 아닌가!


"아유, 기특한 놈. 역시 착한 우리 아들이야!"


아들은 철없어 보이고 덜렁대도, 부모님의 경제적 어려움과 자신의 도리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우리 가정에 커다란 짐이 있다면, 함께 나누어질 때 가볍고 쉽게 되는 게 아닐까.


우리 아들이 나에게 용돈을 줘서 생활비에 보탤 수 있게 되었으니, 나도 아들에게 선물을 하나 해야겠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아들을 위해 오카리나로 블루스 한 곡 멋지게 연주해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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