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유럽영화를 보는 일을 곧잘 한다.이번에 본 영화는 그저 새로운 추리가 끌려서 봤을 뿐이었는데 그닥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듯하다. 개연성이 없는 것은 아닌데 개연성이 모두 의도되었다는 것이 너무 잘 느껴진다. 그래서 매력이 반감된다.
1. 낯선 언어의 공격
이 영화는 모든 대사가 폴란드어이다. 그래서 단점까지는 아닌데 조금 낯설었다. 언어란 참 감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폴란드어는 어떤 intonation으로 감정을 표현하는지를 몰라서 당황하기도 했다. 결국 표정으로만 이해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대로 듣는 재미는 있었다. 배우의 표정에 집중할 수 있었고, 악인의 표정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모든 일엔 장단이 있는 것이고 모든 일이 내게 불리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2. 개연성이 있긴 한데, 너무 의도성이 짙다
몇몇 유럽 영화들을 보면서 느꼈던 지점들이 있는데, 개연성이 있든 없든 모든 사건들이 의도성이 많이 보인다. 액션영화도, 추리물도 긴장감이 중요하고, 관객들에게 이 사건이 왜 있어야 하는지 납득시켜야 하는데, 유럽 영화들을 보고 있으며 감독이 나에게 말을 건네는 것 같다.
"이건 영화니까, 이 정도의 사건이 등장해줘야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맥락이 조금 이상한 거 같아도 이해해줘. 영화적 허용 같은 거 있잖아."
라고 말이다.
예전에 영화 '킬러 인 브뤼셀'에서도 느낀 지점인데 관객들에게 이해시키는 과정 없는 모든 사건들이 그저 배치만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개연성이 중요한 나에게는 이 총질을 하는 이유가 뭔지 납득이 안되어 재미가 정말 없었다. 그런데 이 'w살인사건'과 같은 영화에서 또 그런 걸 느꼈다. 관객이 우선이 아닌, 감독의 의도가 우선이 된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관객으로서 이해되지 않아 이잉?한 느낌.
3. 여러분도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추리물을 보다 보면, 범인이 그냥 보일때가 있다. 배경이 시골마을인만큼 나오는 인물들도 많지 않으니 다들 누가 범인일지 예상이 가기도 하는데 이 영화는 그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이 남편을 빨리 좀 버렸으면 했는데, 감독은 남편 캐릭터를 주인공의 성장으로 엮고 싶었던 듯하다. 그닥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은 게, 그저 답답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