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자녀 셋을 홈스쿨링 하신 선교사님과 만남을 갖게 되었다. 지금까지 홈스쿨링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선교사님이 쓰신 책을 읽고, 선교사님 부부와 대화를 나누면서 홈스쿨링을 하는 나를 잠시 떠올려 봤다. 어후, 말도 안 돼.
처음 홈스쿨링을 시작할 때는 교장선생님-아빠, 선생님-엄마, 학생-자녀들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장선생님-하나님, 학생-아빠, 엄마, 자녀들로 바뀌었다고 한다. 양육에 있어 부모는 자식들을 가르치는 존재로만 있기 쉬운데 부모 역시 하나님 앞에서 늘 배우는 존재여야 한다는 게 새롭게 다가왔다.
부끄럽지만, 학교에 있는 동안 아이들이 어떤 가치관을 바탕으로 교육을 받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다. 교문을 통해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 안심했다. 학교를 꼭 왜 다녀야 하는지, 교육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주어진 특별한 재능을 키우기에 적합한 곳인지에 대한 질문들을 갖고 오랜 세월 고민해 오신 분들과의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즐겁고 많은 도전이 되었다.
학교라는 틀 안에서는 고유성이 인정되기보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획일화된 모습으로 졸업을 하게 된다는 것이 씁쓸했다. 당장 홈스쿨링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 많은 부분 마음을 놓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아이들 모두가 하나님이 부여하신 특별한 빛을 잃지 않고 자라가기를 바란다. 교육을 통해 자신 안에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하고 다듬어 갈 수 있다면 좋겠다. 내 안에 고민이 시작됐다는 것, 많은 질문들이 생겨났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고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