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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직딩 Mar 11. 2018

누군가에게 읽히는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

8주 동안 주 1회 글을 쓰며 내게 일어난 5가지 변화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글을 써보겠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흰 창을 열어놓고, 키보드에 손가락을 얹었다. 첫 한 글자, 첫 한 문장을 쓰는 것조차 어려웠다.  




본래 글 쓰는 것을 좋아하던 나는 학교 대표로 글쓰기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기도 했고, 고등학교 때에는 교지 편집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며, 작문시간을 가장 즐기던 여고생이었다. 뒤늦은 사춘기를 보내던 대학 시절에도 '부담 없이' 글을 쓰곤 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글쓰기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글쓰기를 떠나 보낸지(?) 어언 10년... 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글쓰기는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굳이 내가 쓰는 글을 찾자면, 업무 관련 보도자료, 보고서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난 글쓰기 앞에만 서면 자꾸 작아지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던 중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을 알게 되었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의심하며, 주 1회 글쓰기에 나를 던졌다.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 https://brunch.co.kr/@growthplate



| 50%의 실패, 50%의 성공


늘 쓰고 싶었던 글이지만, 주 1회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글쓰기 주제를 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더불어, 글쓰기는 바쁜 회사일과 게으름으로 여전히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에 처음 참여한 2기에는 결국 총 8번 중 4번 밖에 글을 쓰지 못했다.  


글쓰기 횟수는 반 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쓴 글 중 하나를 성장판 설립자(?) 신정철 작가께서 본인의 페이스북과 성장판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유해 주셨다. 한 달 평균 100명 남짓 찾아오던 블로그가 이 글 하나로 12월 한 달간 1,000명이 훌쩍 넘는 방문자수를 기록했다. 인기 작가들에게는 큰 숫자가 아닐테지만, 내겐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고, 글쓰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 내가 글쓰기에 대한 효능감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조회 수 1,107건을 기록한 글 "나는 더이상 열심히 일하지 않기로 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reature8291&logNo=221164791341

별 것 아닌 글을 별 것으로 만들어 주는 성장판,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은 이런 곳이다. 



| 한 가지 목표, 다섯 가지 변화


8주간 매주 빠짐없이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성장판 글쓰기 3기에 참여했고, 이 글로 목표 달성을 눈 앞에 두었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 목표를 세웠고 실행했을 뿐인데, 다섯 가지의 변화를 경험했다. 


1. 삶이 풍성해졌다.

최근 10년간 직장생활이 항상 우선이었고, 직장생활만 하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 1회 글쓰기를 하며 일에 대한 생각과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직장에서 일하는 것 외에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실천하고자 했으며, 퇴근 후가 더 바쁜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일만' 하며 살았던 삶이 더욱 풍성해졌다.


2. 삶을 관찰하게 되었다.

글쓰기 주제를 정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8주간 매주 글을 쓰며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사실, 주변에 글쓰기 소재는 많다. 다만, 그것을 글이라는 콘텐츠로 만들기에 지식과 통찰이 부족했다. 

매주 1회 글을 쓴 이후로 삶을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되었다. 책을 읽어도 내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해하며 읽고, TV를 보아도 허투루 보지 않으며, 출퇴근 길, 사람들과의 대화 등에서 소재를 찾고, 그에 대해 고민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메모 리딩을 시작하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3. 구체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하게 되었다.

분명 머리 속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글로 옮기려니 실체가 없었다.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기존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글로 옮겨지는 순간 명확하게 정리가 되었다. 

한 번은 남편과 의견 차이로 다툼이 있었다. 감정을 앞세워 하고 싶은 말들을 내뱉는 대신, 남편의 의견과 내 의견을 글로 적어 보았다. 글을 쓰며 내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남편의 관점에서 남편의 생각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머릿 속이 복잡하게 헝클어져 있고, 지리멸렬하며 진도가 잘 나가지 않을 때는 무조건 몇 줄이든 글을 써나가라. 머릿 속의 꼬인 실타래를 하얀 종이나 모니터 위에 천천히 떨어뜨리다 보면 집중해야 할 키워드나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4.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와 잘 못하면 어쩌지,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해서 대부분 포기하곤 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타인의 글을 읽고 코멘트를 남기는 것도 주저되었지만, 내 글을 정성껏 읽고, 애정이 담긴 코멘트를 남겨주시는 글쓰기 소모임 식구들이 감동이 되었다. 용기를 내어 다른 사람들이 쓴 글에 코멘트를 남겼고, 그것은 또 다른 성장이라는 선물로 내게 돌아왔다.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에 참여한 것은 정말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더불어, 성장판 독서모임을 포함해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과 관련한 교육, 모임, 동호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5. 글쓰기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내게 있어 글쓰기는 나 혼자만의 글쓰기였다. 내 생각을 공개하고, 누군가가 내 글을 읽는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글을 쓰면서 글에 대한 책임과 글의 객관성, 퀄리티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가 읽지 않아도 상관 없지만, '읽히는 글'을 써서 글을 통해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그것이 좋은 정보이든, 마음의 감동이든... 내가 쓴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내가 지금 성장판 소모임 식구들이 쓰는 글에 좋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이라도 그저 쉽게 되지 않는다. 

해야 하는 것이 아닌, 하고 싶었던 글쓰기 였지만, 단순히 하고 싶다고 해서 그저 쉽게 되지는 않았다. 다른 취미생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앞으로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을 통해 주 1회 글쓰기는 지속적으로 실천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주 1회에서 벗어나 짧은 것이라도 글 쓰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 

글쓰기는 '질'보다 '양'이 선결되어야 한다. 양적 팽창은 질적 전이를 가져온다. 빠른 시간 내에 초고를 확보한 작가는 더욱 빠른 속도로 자신감을 그 위에 보태 나간다. 매일 허접하게라도 두 장씩 써라.
 -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글 쓰는 습관을 들이며, 나만의 글쓰기 콘텐츠도 찾고 싶고, 진정성을 기반으로 더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누군가에게 읽히는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는 

'좋은 영향력'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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