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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 현장에서 마주한 변화 속도

평생교육 전문가들과 함께한 4시간,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이어진 인연, 그리고 기대


지난 11월,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임직원 분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교육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산하 기관인 대구 평생교육진흥원에서 교육 요청이 들어왔다.

19.png 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1

교육이 교육으로 이어진다는 것. 이는 단순히 다음 일정이 잡혔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이전 교육이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이었고, 그것이 다른 조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사로서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예상을 뒤엎은 현장의 수준


교육 대상은 대구 평생교육 관계자와 강사 분들, 총 30여 명. 주제는 '생성형 AI 기반 평생교육 기획·설계·전략 수립'이었다.

교육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평생교육 분야는 생각보다 디지털 전환이 늦은 편이고, AI 활용도 역시 초보 단계일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접근하는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하지만 현장은 완전히 달랐다.

참여자 대부분이 이미 챗GPT와 생성형 AI를 실무에 활용하고 계셨다. 더 놀라운 건 AI 교육을 담당하는 관계자와 AI 강사 분들까지 참여하셨다는 점이다. 이 정도면 내가 준비한 내용의 수준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육 현장의 AI 리터러시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보안, 간과할 수 없는 전제 조건


그럼에도 기본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했다. 특히 AI 윤리와 데이터 보안은 활용 능력 이전에 갖춰야 할 필수 요소다.

ChatGPT의 경우 설정에서 '데이터 학습 비활성화' 기능과 '임시 채팅' 사용법을 안내했다. 학습자 개인정보나 기관의 민감한 데이터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Google Gemini는 아직 이러한 옵션이 제공되지 않아 임시 채팅 모드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예상 밖이었던 건 보안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질문이 쏟아졌다.

"기관 내부 자료를 업로드해도 괜찮을까요?"

평생교육 현장에서 다루는 정보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이런 질문들은 당연한 것이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한 분 한 분의 상황에 맞춰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이 부분은 절대 건너뛸 수 없는 영역이다.


제미나이 3, 타이밍이 만든 실습의 완성도


본격적인 실습은 구글 Gemini와 노트북LM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미지 생성은 챗GPT에서 하는것을 소개했어야 했다. 그런데 Gemini 3 업데이트로 나노바나나 프로가 통합되면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 타이밍을 놓칠 수 없었다.


실습으로 대구 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를 인포그래픽으로 재해석하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춘 공지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봤다. 프롬프트 작성 → 결과 확인 → 수정 요청 → 최종 완성까지의 과정을 직접 경험하시면서, 생성형 AI가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협업하는 파트너'임을 체감하시는 것 같았다.


이어서 평생교육 프로그램 기획의 전 과정을 제미나이로 단계별로 구현했다.


교육 트렌드 분석 → 목표 설정 → 커리큘럼 설계 → 평가 방법 수립까지.


각 단계마다 적절한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법, 그리고 AI의 출력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하는 법을 함께 다뤘다.


마지막으로 Gemini의 슬라이드 생성 기능을 시연했을 때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감마랑 젠스파크 유료 구독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Gemini만으로도 충분하겠어요."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실제로 Gemini의 슬라이드 생성 품질은 유료 서비스에 준하는 수준이다. 별도로 구독을 할 필요없이 가능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실무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노트북LM, 시간이 모자랐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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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후반부는 NotebookLM에 할애했다. 이 도구는 많은 교육자들이 아직 낯설어하지만, 평생교육 현장에서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생성형 AI와노트북LM,의 본질적 차이부터 설명했다. ChatGPT나 Gemini 같은 범용 AI는 방대한 데이터로 학습되어 있지만, 사용자가 제공한 특정 문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노트북LM,은 사용자가 업로드한 자료만을 근거로 답변하기 때문에, 할루시네이션(환각, 사실이 아닌 정보 생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실습으로는 교육자료를 업로드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생성하는 과정을 다뤘다.

PPT 구조 자동 생성

인포그래픽용 핵심 요약

보고서 초안 작성

동영상 스크립트 구성

오디오 팟캐스트(자동 대화 생성)

특히 팟캐스트 기능은 업로드한 문서를 두 명의 가상 진행자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설명하는 형태로, 학습자들에게 새로운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았다.

그리고 노트북LM,의 약점인 추론 능력 부족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즉 Gemini나 ChatGPT와 병행 사용하는 워크플로우까지 안내했다.

하지만 아쉬웠다. 4시간 교육에서 NotebookLM에 할애한 시간은 1시간 남짓. 이 도구의 잠재력을 충분히 전달하기엔 부족했다.


4시간, 멈추지 않았던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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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시간 교육이었다. 쉬는 시간도 최소한으로만 가졌다. 그런데도 아무도 지루해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쉬는 시간과 종료 후에도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

구체적인 반응들이 질문으로 이어졌다. 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실무 혁신의 계기가 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참여하시는 교육 현장은 오랜만이었다. 강사인 나도 동기부여 되고 신선한 에너지를 받았다.


남은 과제, 그리고 약속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다. 노트북LM에 대해 충분히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이 도구는 단순한 요약 도구가 아니라, 교육 설계 전반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걸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결정했다. 별도로 비대면 나눔 강의를 개설해 NotebookLM만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시간 제약 없이, 참여자들의 실제 교육 자료를 가지고 실습하면서, 이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는 법을 전달하고 싶다.


변화의 중심에 선 교육자들


평생교육 분야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교육자들이 서 있다. 오늘 만난 30여 명의 전문가들은 AI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영역에 접목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긴 시간, 짧은 휴식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집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그분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나 역시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나은 교육을 준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다음 노트북LM, 강의에서는 더 알차게, 더 실무 중심으로 준비하겠다.

오늘의 교육은 끝났지만, 함께 만들어갈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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