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늘어놓는다.
손톱 케어, 속눈썹 펌, 왁싱, 피부관리.
살이 쪘다고, 예쁘지 않다고 오히려 더 꾸미지 않았다. 꼭 꾸밀 필요는 없다고, 돈도 들고 그냥 이만하면 되었지였다(지금도 그 마음이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런데 그동안 방치된 내 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돌봐주는 방법일 수도 있었고, 자기만족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건강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기도 했고. 그런 다른 길은 고민도 해 보지 않았던 것이다.
"미안하다 나의 몸 구석구석아, 속 좁은 정신을 만나서 고생이 많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의 그런 것들을 사회와 멀어지고 나서 해 본다.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고리타분한 단어가 제일 어울릴 법한 결정이다. 그리고 받아보고 나서야 알았다. 자신을 꾸미는 사람들은 얼마나 부지런한 사람들인지를. 고작 한 번 다녀왔을 뿐인데 이렇게 진이 빠지다니!
내가 그들처럼 알맞은 주기에 맞춰 늦지 않게 관리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시로 벌써 지지난 달에 받은 손톱 케어는 다시 받아야 하는 시기를 훌쩍 지나버린 것을 들 수 있겠다. 어쨌든 미지수 건 미지의 세계 건 발을 들였으니 만년 백수일 때 한 번 즐겨봐야겠다. 덤으로 보기 좋아지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