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토로 Jun 11. 2021

익숙하지 않은 단어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늘어놓는다.


손톱 케어, 속눈썹 펌, 왁싱, 피부관리.


살이 쪘다고, 예쁘지 않다고 오히려 더 꾸미지 않았다. 꼭 꾸밀 필요는 없다고, 돈도 들고 그냥 이만하면 되었지였다(지금도 그 마음이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런데 그동안 방치된 내 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돌봐주는 방법일 수도 있었고, 자기만족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건강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기도 했고. 그런 다른 길은 고민도 해 보지 않았던 것이다. 


"미안하다 나의 몸 구석구석아, 속 좁은 정신을 만나서 고생이 많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의 그런 것들을 사회와 멀어지고 나서 해 본다.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고리타분한 단어가 제일 어울릴 법한 결정이다. 그리고 받아보고 나서야 알았다. 자신을 꾸미는 사람들은 얼마나 부지런한 사람들인지를. 고작 한 번 다녀왔을 뿐인데 이렇게 진이 빠지다니!


내가 그들처럼 알맞은 주기에 맞춰 늦지 않게 관리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시로 벌써 지지난 달에 받은 손톱 케어는 다시 받아야 하는 시기를 훌쩍 지나버린 것을 들 수 있겠다. 어쨌든 미지수 건 미지의 세계 건 발을 들였으니 만년 백수일 때 한 번 즐겨봐야겠다. 덤으로 보기 좋아지면 더 좋고!

작가의 이전글 신성한 곳임이 분명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