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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조성 강사 라라 Oct 22. 2023

두려움을 호기심으로 바꾸기


삶에서 가장 확실한 것 한 가지불확실성 


 마음껏 상상하며 숨겨둔 꿈을 꺼낼 때는 사람들의 얼굴에 생기가 넘치고 광대가 승천한다. 하지만 꿈을 현실로 옮기는 모험을 시작하려는 순간에는 대부분 이런 말을 하며 창조성에 급브레이크를 밟아버린다.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지만, 과연 가능할까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열심히 했는데도 안되면 어쩌죠?”
“시작했다가 더 좋은 길을 발견해서 나중에 후회하면 어떻게 해요?”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꿈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하지만 과연 무대에 설 수 있는 날이 올지, 얼마나 훈련을 해야 무대 위에서 노래할 실력을 갖출지, 하다가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지, 노력 끝에 결국 무대에 선다고 해서 먹고 살만큼 돈은 벌 수 있을지... 모험의 시작 단계에서는 그 어떤 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두려움에 꿈에 대한 기대감은 순식간에 사그러든다.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감정이 불안인데, 창조성이 안내하는 길은 온통 확실하지 않은 것만 가득하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내가 꿈을 향해 도전했기 때문에 미래가 더 불안해질까? 그렇다면 꿈에 도전하지 않고 살던 대로 살면 내 미래는 안전할까? 또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면 안전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미래에 대해 우리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미래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건강은 언제든 나빠질 수 있고,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과 허무하게 이별할 수 있다. 안정적이라 생각했던 직장은 경제 위기로 문을 닫을 수도 있고, 기대감에 부풀어 떠난 해외여행에서는 쓰나미를 만날 수도 있다. ‘지금 이대로라면 안전해’라고 생각한 상황은 단 1분 뒤에도 달라질 수 있다.   

   

 미래는 언제나 불확실하고 그 사실은 인간을 언제나 불안하게 한다. 내가 꿈에 도전하기 때문에 더 불안해지는 게 아니다. 산다는 건 매일 불확실한 미래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고 언제나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무엇을 선택해도 안정적인 미래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안다면, 이제 할 일은 둘 중 하나다. 불안해서 아무 것도 못하거나, 불안한데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탐험을 떠나거나. 



불확실성의 두려움을 넘어가는 힘은 창조성에 있다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는 “창조적인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상황을 견디는 힘”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 불편해서 빨리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에 비해 창조적인 사람들은 불안한 상황을 더 잘 견딘다. 그들이 더 인내심이 있거나 강인한 정신력을 가져서가 아니다. 창조적인 사람은 낯설고 알 수 없는 상황이 주는 불안함에서 흥미로움을 느낀다. 또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요리조리 궁리하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그들은 불확실함이 초대하는 놀이에 기꺼이 응하는 것이다. 


 우리도 놀이를 할 때는 불안을 즐긴다. 카드놀이를 할 때 누구에게 어떤 패가 있을지 알 수 없는 불안은 게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미로 게임을 할 때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불안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흥분감이다. 불확실함이 주는 불안 때문에 놀기를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 불확실함 자체가 즐거움과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집중하기  


 소심하게 태어난 나는 불안이 매우 높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수십 번 했는데도 매번 ‘망하면 어쩌지... 말실수해서 욕먹으면 어쩌지...’하는 불안에 시달린다. 창조성 수업을 수년간 진행하면서도 여전히 수업 전날에는 잠을 자지 못할 만큼 불안하다. 불안에 시달리는 것에 지쳐서 종종 다 때려치우고 싶다며 절규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는 이유는 내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 때문이다.      


“궁금해...”      


 맞다. 지긋지긋하게 불안에 시달리는 그 순간에도 나는 궁금하다. 무슨 일이 생길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모든 것이 궁금하고, 이미 경험했던 것들은 다시 해보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그 경험이 신나고 재밌을지, 아프고 실망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그게 무엇이든 궁금하다는 거다.    

  

 심리학자 샤우나 샤피로는 자신의 저서 <마음 챙김>에서 호기심과 관련한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 최근 연구에서 호기심이 스트레스 내성에 중요한 요인이자 우울증 방지책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또 다른 연구에서 우울증이 신기함과 호기심의 부족과 관련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호기심이 성장과 관련된 행동을 증가시키고 삶의 의미와 만족감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내 안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의 힘은 이렇게나 위대하다. 불안에 사로잡히고 우울에 빠져드는 나를 움직이게 한다. 상상도 못 했던 곳으로 나를 데리고 다니며 계속해서 더 깊은 만족감과 성장으로 이끈다. 그 작은 목소리 덕에 나는 여전히 불안에 떨면서도 세상을 탐험하는 경이로운 모험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두려움과 흥분은 같은 자극이다. 우리는 두려울 때도 흥분할 때도 똑같이 심장이 뛰고 가슴이 조여 오고 손에 땀이 난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강렬한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쓰기보다 그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 전환시키기가 더 쉽다”라고 말한다. 두려움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두려움을 흥분으로 바꾸면 모든 것이 쉬워진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는 두려움이 찾아올 때 이제부터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흥미로운데?”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흥미로운 자극으로 받아들일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호기심을 갖고 바라볼 때,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드디어 창조의 모험을 시작할 수 있다. 그리하여 정말로 흥미로운 것들은 이제부터 만나게 된다. 모험은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흥미로운 것들이 가득하기 마련이니까!







창조성을 깨우는 과제 -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호기심으로 바꾸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며 답해보자. 


- 어떤 불안이 올라오는가?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는가?     

          

- 두려운데도 불구하고 이 모험이 흥미로운 지점은 무엇인가? 아주 조금이라도 흥분을 가져올만한 것, 기대되는 즐거움과 재미,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을 샅샅이 찾아 적어보자. 





인용 : 

<뇌와 창조성> 모기 겐치치로, 눈과 마음

<창의성의 발견> 최인수, 쌤앤파커스 

<마음챙김> 샤우나 샤피로, 로크미디어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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