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같은 실수를..

또 사랑(이별) 이야기

by 이사원

그저께 살면서 처음으로 애인에게 차였다.

자랑은 아니고. 진실을 말한 것뿐이다. 차여본 게 처음이어서. 길게 만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오랜만에 진심으로 좋아했던 사람이라 타격이 있었다. 같은 회피형이라 어느 정도 그의 식은 마음을 눈치채곤 있었지만 그래도 난 더 노력해 보려 했는데. 상대방은 그게 아니었나 보다. 게다가 헤어짐을 고하는 그 방식(빙빙 둘러대고 내 탓을 해대는 등)에서 다행히 정이 좀 떨어졌다. 그 점은 참 고마워, J야.


왜 나라는 사람은 힘들 때만 이 브런치를 찾게 되는 걸까? 특히 헤어지고 나서 힘들 때 이 곳을 찾게 된다. 오롯이 내 감정을 풀어낼 수 있는 곳이라 그런 걸까? 방금 전 이곳에 접속해서 예전에 저장해둔 글들을 보고 대부분이 오래전 그 P와 헤어지고 나서 쓴 글들이란 걸 확인하고 잠깐 눈물이 차올랐다. 그때 얼마나 힘들어했었는지가 다시 한번 떠오르면서 그때의 나나, 지금의 나나 똑같은 상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구나! 하면서 내 자신에게 짙은 연민을 느꼈다.


모든 만남에는 다 그 의미가 있고 교훈이 있는 거라는데, 확실히 이번 연애에서 나는 성장은 한 것 같다. 나보다 더 회피형을 접하면서 거울 치료를 했달까. 그동안 나와 사귀었던 상대방은 이랬겠구나... 싶기도 하고... 또 솔직하지 않은 점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까지도 깨달았다. 나부터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좀 배울 수 있었다. 또 ,

지.

그가 빌려준 에어팟 맥스 헤드폰을 성숙한 어른처럼 돌려줬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가지고 있다가 연락 없으면 당근에 팔고 그 돈으로 피부관리나 받으려 했다. 하지만 이전 연애에서 배운 게 있지..결자해지. 괘씸하지만 나를 위해서 돌려줬다. 잘 가라.

이렇게 잘 끝맺음을 했으니 이 다음 인연은 더 수월하게 들어올 거라 믿는다. 나의 고군분투 연애기는 언제쯤 끝이 날까?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응원해 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나에게도 실천하지 못하는걸 남자친구, 부모님에게 바랐던 것 같아. 정말 어려워 사랑은. 나도 날 있는 그대로 괜찮다고, 좋아해 주지도 못 하면서 말이야. 늘 어떤 성취해낸 모습일때에만, 즉 조건적으로 날 좋아해주면서 왜 그걸 남한테 바라냐고. 올해 나의 목표는 나를 사랑해 보자. 나를 있는 그대로 조건 없이 응원해 보자. 실수하는 나도, 그냥 가만히 있는 나도, 우울한 나도, 의기소침한 나도 결국 다 나야. 살아 숨 쉬는 그 자체만으로 나를 예뻐해 보자고. 다음주에 심리 상담 예약하고, 주말에 할 거리(글쓰기나 독서, 영어 학원을 끊자.)를 찾아서 시간을 더 알차게 써보자고. 나에 투자하다보면 나를 더 알게 되고, 그 또한 나를 사랑하는 길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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