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고자 한다면 새롭게 선언을 해야 한다
친구든 업무 관련이든 사람을 만나면, 대개 첫 인사는
"안녕하세요?"로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로 시작한 다음에 반드시 이어지는 이야기는
상대방의 모습에 대한 코멘트죠.
"무슨 일 있으셨어요? 좀 살이 빠지신 것 같은데......"
"뭐 안좋은 일이 있으셨나 봐요.......?
"피곤해 보이시네요. 일이 많으신 모양이죠?"
이런 인삿말을 듣는 순간, 누구든지 갑자기 힘이 빠짐을 느낄 것입니다.
마치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어서 살펴준다는 뜻으로 한 것 같지만,
사실은 힘빼는 말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살펴서 힘이 나도록 해 주지는 못할지언정, 힘을 빼빠지게 해서는 안되겠지요?
나는 그런 인사를 하는 사람처럼 생각이 부족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견 되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줘야지,
문제만 알려 주고는 "그건 네 문제니까 네가 알아서 해결해라. 이런 것 알려주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사람의 뇌는 몸 전체가 소모하는 에너지의 25%를 사용하는 구조물입니다.
이십 오 퍼센트!
느낌이 오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자동차 기름으로 생각을 해 보실까요?
10 만원어지를 주입했는데, 7만 5천원어지 밖에는 달릴 수 없는 겁니다.
2만 5천원 어치는 구동장치를 움직이기 위해서, 그리고, 자동차의 무게 때문에, 또, 바퀴의 마찰력이 좋지 않아서 등등으로 없어져 버린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너무 아깝지요.
고성능 자동차보다도 연로소모율이 높은 것이 사람의 뇌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뇌는,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사람이 별로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신속하게 제거해 나갑니다.
사람이 어머니의 태에서 나와서, 스스로 자기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들어가게되는데, 신생아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뇌는, 뇌세포를 수도 없이 소멸시켜버립니다. 그무자비하게 말이죠.
그것이 출생 후 뇌가 하는 첫번째의 중요한 과업입니다.
만일, 신생아를 편하게 해 주겠다고 포근한 바닥에서 계속 살도록 하면, 아마도 스스로 무엇을 해 보려는 생각이 자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기들은 기면서 이리 저리 부딪치고, 장애물을 피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보다 능률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다리로 걷기 위해서 일어나는 연습을 하지요.
그것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안쓰러운 생각으로 차게 되어 부드러운 포대기에 싸서 어디에 부딪히는 일 없이 만들어 주면, 뇌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아이가 스스로 안전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생각을 잊게 만듭니다.
아이들이 거리에 나가면 온갖 위험에 부딪치는 것이 걱정이 되어 안전하도록 부모가 항상 보디가드의 역할을 한다든지, 누군가에게 그 역할을 맡기면, 아이들의 뇌는 스스로를 지키는 것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여 버립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커지지 않는 것이죠.
이러한 문제들을 심리적인 의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력이 떨어져 가고, 가까운 데 있는 것이든 멀리 있는 것이든 선명하게 보이지 않게 되어 갑니다. 근육의 힘은 점점 약해져가고, 자세는 점점 구부정해 갑니다.
일어서는것이 힘이 들어서 푹신한 소파만 찾다가, 나중에는 아예 누워서 지내는 것을 일상화 해 버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노쇠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점점 약해져 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정말로 그렇게 밖에는 살 수 없는 걸까요?
필자는, 경험을 통해서 이러한 통념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뇌의 본질을 알게 되면,
나이가 들어갈 수록 시력이 더 좋아지고, 근력이 더 좋아지고, 자세가 더 반듯해질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뇌는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기 때문에
열심히 개발해서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노력하면, 뇌는 그것을 지지하면서 에너지를 집중시켜 줍니다.
일단 궤도에 오르면, 큰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좋은 시력과 좋은 근력과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믿어 지십니까?
내가 마흔이 좀 넘었던 어떤 날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손목에 시계를 차고 있었습니다.
휴대전화가 아주 보편화 되지는 않았던 2000년 초입이었죠.
"몇시지......" 하면서 손목에 찬 시계를 보려고 하는데,
손목시계의 자판이 뿌옇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노안이 갑자기 온 것이죠.
그 때의 충격은 말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치과의사에게 시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평소 시력이 최소 0,8 정도는 유지 되고 있어서 안경을 쓰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안경을 써야 하나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꺼지고 있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스탠드를 켜고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글자가 뿌옇게 보여서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뚫어지게 집중을 하니,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른 쪽 눈을 가리고 20 분간 왼쪽 눈에 힘을 주고 집중하면, 글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음은 손을 바꾸어서 왼쪽눈을 가리고 오른쪽 눈에 힘을 주고 집중.
이렇게 한 두시간을 계속 했습니다.
조금씩 시력이 좋아지는 것 같았지만,
문제는 진료할 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죠.
돋보기 안경을 쓰고 환자의 입안을 보려고 하니,
마스크를 통해서 스며 나온 입김이 안경을 뿌옇게 가립니다.
안경을 처음 쓰니, 아 이건 정말.......
정신이 팽팽 도는 것이었지요.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매일 새벽 한쪽 눈을 가리고 하는 안구운동을 계속했습니다.
그렇게 한달 정도를 지내는데, 신문에 올라 있는 광고가 눈에 뜨였습니다.
핀홀 안경이었습니다.
2주간 무료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주문을 했지요.
그리고 착용을 딱 하는 순간,
그동안 내가 매일 아침에 한 손으로 가리면서 안구운동을 했을 때 느꼈던 안구 근육의 수측이,
이 핀홀안경을 착용하는 순간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책을 볼 때나 모니터를 볼 때는 자주 그 안경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맨 눈으로 진료를 하고 있고,
저 멀리 산 위에 있는 나무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눈이 좋아져 있습니다.
10년은 좀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시간은 걸렸지만, 내가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우리의 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쇠퇴해 가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입니다.
치과의사의 직업상 진료를 할 때 허리가 기울어지기 쉽습니다.
치과의사 초년 시절, 나의 자세는 오른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었습니다.
진료를 보는 동안에 자세가 그렇게 기울어진 것이죠.
그러다가 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부터 20년 넘게 허리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눈이 좋아져 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허리도 나을 수 있겠구나.
그래서 허리를 위한 자세수정(姿勢修訂)을 시작했습니다.
의자에 앉을 때, 등받이에 기대는 것을 그만 두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허리를 쭈욱 곧게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새벽에 전신 스트레칭을 하면서 누워서 체조를 시작 했습니다.
왜 누워서 했느냐 하면, 팔 다리 허리의 관절에 힘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한 10년을 하는 동안에 어느 덧 허리 아픈 것도 완전히 사라지고
팔다리 근육도 건강해졌고,
물론, 허리가 곧게 세워졌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는 새 마음으로
성경을 인용하는 것이 좋을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이 매우 많지요?
그 말씁대로, 일반적인 상식이 아닌 것을 할 때는
자기의 생각을 넣지 말고 그대로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브런치의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대는
과연 내가 읽을 만한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한 편을 올리고는 4년을 흘려 보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작가분들의 글을 보면서 그 마음들을 읽기 시작하게 되었고
아, 나도 글을 쓰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마음에 자신감과 의욕이 솟아납니다.
나이 드는 것이 별로 문제가 안되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