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어떻게 중국의 거물이
되었을까?

기업-구성원 상생의 프로젝트: 직장인에서 ‘프로 직업인’으로

by 한준기 last HR guy

최근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친구의 초청으로 대련에 다녀왔다. 학창 시절 평범했던 그는 현지에서 식품회사와 골프장을 경영하는 베테랑 기업인이 되어 있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두 차례나 대한민국 대통령 훈장까지 받았다. 30년 넘게 중국 비즈니스 세계에서 생존하며 이룬 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퍼즐 조각을 맞추어보니 답은 하나였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주재원 신분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런데 ‘직장인’이 아니라 뼈속까지 뛰어난 ‘직업인’이었다.


성공의 DNA: ‘직업인’의 세 가지 조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과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을 필자는 ‘프로페셔널’, 즉 ‘직업인’이라 부른다. 내 친구는 이 세 가지 DNA를 명확히 가지고 있었다.

첫째,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몰입했다.

둘째, 맡은 일을 누구보다 잘 해내는 성과를 냈다.

셋째, 일의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부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그가 직접 만든 컨트리클럽을 소개할 때였다. 문과 출신 비전문가가 낯선 중국 땅에서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27홀 전체를 설계, 시공, 분양까지 마친 뒤 경영까지 해냈다는 이야기는 그의 열정과 실력을 증명했다. 과거 몸담았던 회사가 중국 지사 철수를 결정했을 때,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신의 회사를 창업했다. 이미 창업 전부터 그의 마음은 오너였고, 자신의 ‘업(業)’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아는 사람이었다. 이것이 팬데믹의 혹독한 적자도 버텨낸 힘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이 세 가지 DNA는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하는 일을 진정으로 좋아하는가?”

“이 일을 누구보다 잘 해낼 자신이 있는가?”

“맡은 일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직업인’을 키우는 기업의 세 가지 변화

모두가 창업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업은 관성적 직장인을 줄이고 주도적 직업인을 늘려야만 생존과 성장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

1. 비현실적 꿈에서 깨어나 시장의 현실을 인정하라.

‘조용히 따르는 실력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시장은 이미 공채, 기수 문화가 아닌 검증된 실력과 경험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관성적인 직장인이 언젠가 탁월한 직업인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부터 멈춰야 한다.

2. 새로운 비즈니스 거버넌스를 구축하라.

관리자는 더 이상 감시자가 아니다. 자율성을 부여하고 성장을 돕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직원이 자리를 지켜야 마음이 놓이는 낡은 방식에 머무를 것인가? 새로운 환경에 맞는 유연한 업무 방식과 성숙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3. ‘성장의 플랫폼’을 제공하라.

‘프로 직업인’은 자신의 시장 가치와 성장에 민감하다. 조직 내에서 성장이 막히면 주저 없이 떠난다. 이들의 시장 가치를 높여주고, 프로젝트 성공의 지분을 나누며, 사내 창업을 지원하는 등 조직이 ‘성장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조직 안에서도 충분히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역학은 완전히 바뀌었고, 개인의 힘은 커졌다. 뛰어난 인재들은 이제 연봉만큼이나 ‘성장 가능성’과 ‘자율성’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는다. 더 늦기 전에, 우수한 ‘직업인’들이 머물고 싶고,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오고 싶은 ‘길’과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 생산성 향상의 진정한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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