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
이렇게 글을 쭉 써가다 보니 마치 영화 <외계+인 1부>를 향해서 날아드는 화살을 막아내기 바쁜 보호막 역할처럼 되고 말았는데,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외계+인 1부>는 국내 영화계에서는 나름 실험적이고 새로운 시도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영화는 매체 특성상 일단 볼거리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생각하고 얻을 수 있는 메시지도 있겠지만, 눈에 띄어야 선택해서 보고 생각하고 비평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예 관객에게 선택받지도 못하고 밀려나 그런 영화가 있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고 사라지는 작품도 많다. 그래서 일단 영상으로 눈에 들어오는 이미지들이 생동감 넘치고 재미있어야 수많은 경쟁 작품 중에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창작자들도 어쩔 수 없다.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어느 정도 채워주지 않으면 그 감독은 영화계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만다. 재미를 먼저 선사해서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은 다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이사이에 촘촘하게 끼워 넣는 수밖에.
비난을 위한 비평은 그렇게 관객의 눈길을 끌어오기 위해 유명 배우를 엄청난 돈을 들여 캐스팅하고 긴 시간에 걸쳐 고생하며 작품을 만들어내도 결말에 던져지는 메시지가 슬픈 내용이어서 눈물샘을 자극하면 또 신파라고 평가절하할 것이고, 밝고 희망찬 내용이면 뻔한 내용이라고 할 것이며, 엉뚱하게 끝을 맺으면 개그나 코미디라고 욕을 할 것이다.
인터넷이나 SNS 등 개인 매체가 발달해있다 보니 소위 ‘별점’은 여론 형성의 점수처럼 영향을 끼친다. 쇼핑몰에서 사용 후기와 별점을 보고 상품을 선택하는 것처럼 영화나 소설 등 작품에도 그런 성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예술작품이나 문학작품이 그저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하면서 작품성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해졌는데, 재미냐, 작품성이냐, 상업성이냐 등등 여러 가지이고. 비중이 생긴 어떤 비평가의 한마디가 대중의 선택을 좌우하는 움직임은 참 우려스럽다.
‘비평’을 ‘비판’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은 영화나 기타 스토리를 가진 작품들에 대한 개인적 지식만 있고, 포괄적 감성이나 이해는 부족한 것 같다.
그렇게 혹평만 해대는 사람에게 영화를 한번 만들어보라고 하고 싶다. 얼마나 훌륭한 평가를 받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우리 축구대표팀이 A매치 경기를 할 때면 꼭 큰소리로 “야, 내가 차도 저것보단 낫겠다!” 하는 사람이 있는데, 직접 뛰어보라고 하면 아마 5분도 못가 다리가 풀려 휘청거리다가 그대로 뻗어버릴 것이다.
물론 관객에게 보이기 위해 만들어지는 게 영화라지만, 관객은 점점 똑똑해지고 생각도 많아지고, 문화적 다양성은 풍부하다 못해 과하게 넘치는 세상에서 창작자들의 고민은 많을 것이다. 그럴수록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처럼 좀 더 포용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외계+인 1부>는 2022년 현재에 머물면서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인간 속에 외계인 죄수를 가둔다는 발상도 재미있고, 그들이 탈출을 시도하면 다시 잡아서 단속해야 하는 가드가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설정이다.
어디서든 문제가 발생할만한 소지가 많은 설정이야말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줄 것이다.
이런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려는 외계 죄수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엉뚱하게도 1391년 고려 말이라는 배경을 선택한 것도 재미있다.
‘신검’이 차후에 어떤 역할을 할지도 궁금하고, 시공간만 오가는 게 아니라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에 관해 숨겨진 이야기까지 있는 것을 보면, 이야기를 좀 더 그럴듯하게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한 현실 완전 무시! 시공간적 한계 무시! 캐릭터의 전형성 파괴! 이런 점도 재미있다.
나름대로 신선하고 기발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봤고 2편도 기상천외한 전개로 이어지길 기대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