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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Dec 03. 2023

힘쎈여자 강남순 #6/6

06. 문제도 해답도 결국에는 항상 인간이다

06. 문제도 해답도 결국에는 항상 인간이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되었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되면 안 된다. 그래서 국가가 있고, 사회가 있고, 각종 법을 비롯한 시스템이 있는 것이 아닌가?

진짜 악한 힘인 권력과 기득권의 욕구에 따라 자원이 엉뚱한 데 사용되고 악용되며, 강자와 약자를 뚜렷하게 나누고, 억누르고, 외면하고, 방치한다면… 그것도 폭력 아닐까?


이 드라마의 키워드를 뽑아보면, ‘강남’, ‘힘(슈퍼파워)’, ‘부(富)’, ‘여성’, ‘젠더’, ‘악’, ‘응징’, ‘처벌’, ‘마피아’, ‘범죄’, ‘마약’, ‘편승’ 등을 꼽을 수 있다. 딱 봐도 상당히 부정적이다.


대척점에 있을 단어를 끼워넣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정의’이다.


악당을 응징하는 것이 정의인가? 악당을 응징해도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며,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짓을 한 것은 아닐까?

‘마피아’나 ‘범죄’, 특히 ‘마약’와 ‘부(자본주의)’를 따라가 보면, ‘정의’가 구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설정들을 현실로 가져와서 보면,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적 편향성에 따라가는 키워드가 많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이야기의 힘은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서 부정의가 정의가 되기도 하고, 더 커다란 장막으로 시커멓게 썩은 덩어리를 덮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 있다. 그런 이유로 비판적인 시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 제도는 사람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죄를 교화하기 위한 목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법은 슈퍼히어로보다도 강한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정말이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특히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 모두가 따르기로 합의한 약속이자 규칙인 것이다. 따라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그 본령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최종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법이 공정하지 않은 것은 곧 사람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법은 공정하게 약자를 돕지 못하고, 심지어 법을 행사하는 권력 자체가 악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균열을 잘 파고들어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개의 시즌으로 방영한 미국드라마 <애로우> 시리즈나 고담시를 지키는 <배트맨>, 영화 <브이 포 벤데타>(2006)의 ‘V’ 등이다.


이들은 초능력자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지만 각자 능력을 개발하여 스스로 ‘자경단’을 자처하는 캐릭터들이다. 자경단은 영어로 ‘비질란테(Vigilante)’이며, 어원은 경비원을 뜻하는 라틴어 ‘vigilantem’라고 한다.

때로는 그들을 범죄자나 테러범처럼 취급하지만, 사회의 법질서는 그들이 생겨나는 이유에 대해 먼저 고찰해야 할 것이다.


생존은 곧 자원의 소유와 같고, 자원은 힘이 있어야 쟁취할 수 있다. 약 90억 인구가 경쟁하는 세계화 시대는 작은 마을 단위로 살던 옛날 방식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인공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생명과학, 유전자조작 등. 어쩌면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기술이 밀려오고 있다. 이 파도는 언젠가는 결국 거대하게 다가와 때릴 것이다. 시간을 멈추지 않는 이상, 그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선사시대 최초의 석기 도구가 그랬듯이, 이 모든 기술들의 출현은 결국 인간을 위한 도구로서 자리해야 한다. 술꾼이 어느 순간부터 술에게 영혼을 빼앗기듯이, 이제 기술은 도구의 지위를 넘어 인간을 제어하고 조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점에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인간’이다. 인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도구와 기술들이 인간을 해치는 악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초지능’ 수준의 인공지능이 생겨난다고 해도 ‘인간 대 기계’의 구도보다 여전히 ‘인간 대 인간’의 대립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 항상 최종적인 사용자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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