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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키 재기 월급. 하지만 서로의 월급만큼 궁금한 비밀도 없을 것이다. 월급에 대한 문제는 시대를 막론하고 계속해서 불거져 나온 오늘내일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해결을 매듭짓지 못하고 끊임없이 빈부격차를 발생시키는 고름 중에 고름이 아닐까 생각된다. 예전에 사우디에서는 상무의 월급이 2천2백 만원이라 하면 사원의 월급은 90만 원 정도 된 것을 보고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커 차마 그 업무의 차이와 직급, 경력을 고려하더라도 20배 이상의 월급의 차이는 같은 회사, 동종업계에서 몸을 담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납득이 되지 않은 차이이다. 폴란드도 이와 같은 차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TED 강연자가 목소리에 힘을 주어 월급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생각난다. 주된 주제는 모든 사람들의 월급을 정식으로 공유하고, 공표하자는 것이다. 월급에서부터 서로의 불신이 있고, 투명하지 못한 월급체계가 형성이 되기 때문에 동일한 업무에도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이유였다.
절대적으로 공감하지만 여기에다 몇 가지 더 붙이자면 이러한 월급의 투명성은 많이 받는 사람에 대해서 보다 책임의식과 성실함을 강조할 수 있고, 낮게 받는 사람들에게는 업무성과에 대한 분발과 높게 받는 사람들에 대한 감시 활동을 통해 견제 구조를 가지고, 보다 월급에 맞는 업무의 양과 책임을 보다 평등한 구조로 가져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월급의 형태를 다 공유하자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집 값, 통신비 지원, 그 외의 다른 형태의 월급은 공개할 필요가 없고, Basic 부분만 공개해도 우리는 보다 책임감 있는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바다.
우리 회사는 계속해서 넘버원을 외치고 있다. 업계에서 1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파이팅 정신도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왜 사람에 대한 월급 면에서는 1등이 될 수 없을까? 우리 회사에서 당당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내가 다니는 이곳이 자랑스럽고 떳떳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급여는 언제쯤에서나 가능한 얘기일까? 태평성대는 온다고 하는데 5년여간 다니면서 태평성대는 결코 없었다.
매출이 좋으나, 나쁘나 회사는 언제나 비상경영 상태와 같은 분위기이고, 항상 직원의 호주머니는 가급적 후일을 기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아니면 언제. 언제까지 회사의 어려움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삶과 가치도 함께 묻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