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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헥토르 Jul 28. 2018

야근 때 생각 3

시간: 17:30 


Womans day! 여성의 날은 3월 8일이라는 것을 폴란드에 와서야 제대로 알게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관련한 단체 혹은 집회 등에 참석하지 않은 이상 그렇게 평범한 일상 속에서는 여성의 날인지 아닌지 도통 구분을 할 수가 없는 사회가 아닌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나 탄자니아에서도 이런 여성 관련한 날은 이미 잊어버리고 산지 오래다.  

인터넷을 보니 여성의 날 관련한 주요 키워드로는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로 현재까지도 남녀 비율 100:64 기준이라 하니,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갈 길이 머나멀구나. 평택 핸드폰 공장에서 어떤 계장님에게 들었는데 여성의 임금이 저렴하여 손재주도 좋은 여성 노동자들을 라인에 많이 배치해 돌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얼핏 기억난다. 자본주의란 돈 냄새를 끊임없이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생물체와도 같다고 하는데 그 돈 냄새를 찾기 위한 수단으로 여성의 저렴한 노동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못내 씁쓸하기도 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폴란드에서 정말 제대로 여성의 날이 언제인지 깨닫게 되었다.  물병에 튤립이 활짝 펼쳐진 것처럼 나도 알게 되었다. 그 튤립. 우리 집에 담겨 있는 PT병 물에 담긴 튤립은 의식적으로 이 날을 기념하여 꽃집에서 하나 사가지고 들어온 것이다. 꽃집을 방문하게 된 것도 훈훈한 훈남의 폴란드 남자 직원이 여러 여성들에게 꽃 들을 선물 하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아 발길을 옮기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잘 인지를 못한 나 자신은 이 세상에게 있는 여러 가지 중요한 것에 얼마나 무감각해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깨닫게 해준다. 너무 많은 것들이 세상에 있어, 설령 전부다 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이런 사람을 위한 날, 인류의 절반을 위한 날, 우리와 함께 하는 그분들의 날. 난 유럽의 중심부에서 여성의 날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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