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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헥토르 Jul 28. 2018

야근 때 생각 4

시간: 17:30 


한 장년의 여성이 다른 여느 폴란드 여성이 한 것처럼 머리에는 털모자를 쓰고, 눈사람용 장갑을 끼고 거친 숨을 몰아 쉬며 크로스 백을 걸친 체 전방 앞 10M 앞을 주시하며 부지런히 걷는 모습을 보았다. 정신없이 직장을 향해 전진하는 그 여성의 동일한 동선, 동일한 시간, 비슷한 옷, 비슷한 표정을 보면 나 자신도 거기서 발견하게 된다. 획일된 일상생활, 자본주의적 생각이 저 여자와 나에게 지배하고 있으리라. 거기서 우리는 인적자원이라는 이름 아래 고귀한 생명의 존엄성 이전에 세상과 내가 이런 천박한 관계 속에 갇히게 된다. 효율성,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과, 결과적 손익만을 중시하는 이 세계가 결국에 사람들 사이마저도 거래라는 행위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자본주의적 인간이 철학을 하며, 상품을 사기 위해 트렌드를 조사하고 백화점에서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철학자들과 개념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하고 소비하느라 시장 바닥과 거리로 뛰쳐나오지 못하게 된다.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는 것에만 익숙하여 혁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축들이 유행처럼 체 게바라의 티셔츠를 입고 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년의 철학’에서, 장현정 저서-  


부활절 전후로 광고판에 바구니에 담긴 선물들과 더불어 토끼가 함께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독일 루터교에서 비롯된 풍습에서 나온 것이라 하는데, 이 토끼가 달걀, 사탕 등 부활절 전날 선물을 가져다주는 행운의 전령이기도 하단다. 오늘은 토끼로 만들어진 초콜릿이나 먹어 볼까 한다.

부활절 광고판, 토끼가 유난히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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