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

#Cluttered_9

by Savie

뭘 해도 어딜 가도 누굴 만나도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고, 집에 가만히 앉아 혹은 누워 있는 날이 계속되면 무기력과 공허함이 무겁게 머리를 짓누른다. 모두가 지치고 힘이 빠지겠지. 비판할 아니 비난할 대상을 찾는데 남아 있는 힘을 쥐어 짜는 이들도 있다. 다 같은 마음일 수 없다는 걸 머리로나마 이해해야 하는 게 어른들이다. 서로의 입장과 처지가 다름을 인정하고 개인과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하는 선택과 집단행동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고민하고 성찰하고 타협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 아닐까.


사회의 규율이 정하는 어른의 집단에 들어오고 몇 번의 정권이 바뀌었다. 묵직한 이슈들의 대부분은 하룻밤 사이에 생긴 일이 아니다. 단 기간에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모두 성취하며 필연적으로 따르게 된 문제들과 자라고 경험한 사회적, 경제적 배경과 문화가 확연히 다른 3세대의 공존에서 오는 가치관의 차이는 사회를 끊임없이 압박한다. 한 사람, 특정 집단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문제들이다.


모든 게 정부와 여당 때문이라는 사람들, 현정권을 맹목적으로 감싸기에 급급한 사람들 모두에게 피로감을 느낀다. 노출 빈도 상승과 대중선동에 바빠 진위 여부 따위에 가치를 둘 새 없는 인터넷 뉴스의 자극적 헤드라인들은 재빨리 스와이핑을 해봐도 한 두개씩 꼭 눈에 걸려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빵을 굽고 음식을 하고 정성들인 끼니를 먹으려 노력한다. 요가를 하고 책을 읽고 노트를 꺼내 짧게나마 일과를 간추리고 이런 저런 생각도 적는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더 나아가 일상과 내 자신에 집중하려 애쓴다. 소소하든 사소하든 생산적인 활동을 하며 몸과 마음을 쓰다보면 시간이 감사하게 채워진다. 잘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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