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cluttered_영화_1
- Gustav Klimt,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1, 1907
- Woman in Gold(film), Simon Curtis, Helen Mirren and Ryan Reynold(starred), 2015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정지된 고요한 꿈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눈 앞에 펼쳐진 절정의 장식미에 압도당해 혼을 빼앗겨 멍해지는 순간, 눈부신 색과 화려한 장신구 안에 몸을 늘어뜨린 피사체와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이내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대한 황량함이 꿈 속 세계를 뒤덮는다.
클림트에 대한 애정으로 몇 달 전 리스트에 넣어 뒀던 영화를 마침내 꺼냈다. 2시간이 안되는 러닝타임 안에 풀어내기 버거운 소재들을 여럿 담은 탓인지 이야기는 장대했다. 2차 세계대전, 나치, 오스트리아인의 역사관, 마리아 알트만(Maria Altman) 여사의 가족사, 미술품 환수를 두고 논의 혹은 개입되는 국제법과 외교 문제 등 넉넉치 않은 볼에 버무려야 할 게 많아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이 영화가 평론가나 비평가들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완성도에 대해 생각할 필요 없이 지극히 주관적인 혹은 대중적인 시선으로 영화에 접근하는 나에게 <우먼 인 골드>는 충분한 작품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오랫만에 클림트의 인물화들을 좀 더 찾아 잠시나마 시간을 두고 바라봤고, 20세기 초반 유럽의 아트누보(Art Nouveau), 오스트리아의 유겐스틸(Jugenstil) 사조에 대해 해요 작가님께 들었던 이야기를 찾아보기도 했다.
영화의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개인의 삶과 가족에 대한 부채의식에 대해 생각을 한동안 하기도 했다. 부모님을 두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던 선택이 남긴 빚. 비극적인 사회적 상황이 충분한 정당성을 부여함에도 불구하고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수십년간 아픔을 품고 살아온 마리아 여사에 대해 연민을 느끼는 지점이 영화를 보는 모든 이가 만나는 곳이 아닐까.
Remember us.
아버지의 이 마지막 부탁이 길고 긴 그 여정의 첫 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