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에 시작한 백일 쓰기. 글을 잘 쓰고 싶은 염원을 담아 꾸준함으로 승부를 보려 했나 보다. 하루도 거르지 않았으나, 사고의 깊이는 부족했고, 글의 완성도는 미흡 그 자체. 매거진 선택을 제대로 하지 않아 글의 순서는 뒤죽박죽. 실수투성이, 디테일 부족함 등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던 백일.
다른 매거진으로 글을 하나 옮기는 데 걸린 시간은 30초. 그 와중에 또 숫자 빼먹는 실수. 되돌아가 옮기기를 무한반복하며, 97개의 글을 옮기는 데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그렇게 네 번째 작품으로 갈아타며, 반강제적으로 지난 시간을 다시 돌아봤다. (사실 작품이란 단어 자체가 과분하지만)
쓰지 않았다면, 그저 흘려버렸을 게다. 소소한 일상을 조금이라도 붙잡아 둘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쓰다 보면 보인다고 했던가. 무엇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백일 간 고민은 내게 위안이자 위로였다. 그 여정에 함께 해줬던 사건, 사고들. 9년 만에 다시 이상이 생간 남편의 심장, 4년 반만의 이사, 강호 교통사고, 시어머님 상, 쓰리 잡, 세작교 3개 신청, 전기회사 직원 사기, 배터리 도둑 등 크고 작은 일이 백일을 꽉 채웠다. 모두 어떻게든 해결이 됐고, 일상은 또 잔잔히 흘러간다.
기록하지 않으면 추억하게 된다. 추억은 어떻게든 조작된다는 교수님 말씀이 생각난다. 기록하는 삶, 뭐가 되지 않더라도 쓰는 삶. 인생이 쓰디 쓰더라도 계속 쓰기로 했다. 백일 쓰기 완주는 글 쓰는 삶을 살아갈 초석이 되어줄 테니.
(백일을 응원해주신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백일 쓰기 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