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의 기본 중의 기본
마인드셋은 정말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책 한 권이 고정형 마음가짐과 성장형 마음가짐을 설명한 것이 전부이다. 학업, 스포츠, 관계, 일상 등에서 이 두 가지 상반된 마음가짐이 어떻게 발현되며, 그에 따른 즉각적인 결과와 향후 인생의 향방에 대해 소개한다. 명명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성장형 마음가짐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고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고정형 마음가짐이란 사람의 재능, 능력은 타고나서 정해져 있으며 변할 수 없다는 의견이고 성장형 마음가짐은 사람은 노력, 전략 등을 통해 꾸준히 무한대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5년 전쯤 참 감명 깊게 읽었는데, 그 사이에 나는 고정형 마음가짐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단 사실을 깨닫고 이번에 얼마나 놀랐던가. 자기 계발서가 넘치는(넘친 지도 최소 10년은 된 것 같고...) 세상에서 자기 계발에 관심 있는 사람 중 아마 이 개념을 모르는 사람도 없을 성싶은데. 나는 어쩌면 이렇게 크게 변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을까 다시 한번 반성했다.
어려서부터 공부도 곧잘 하고, 대인관계도 크게 나쁘지 않았던 나는 도전하고 좌절하며 성장하기보다 내가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 위주로 생활해 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배우기 시작한 태권도는 내가 참 내 몸 쓰는 걸 못하는구나를 깨닫고 노란띠를 따고 바로 관뒀다. 대학교 역시 나는 상향지원은 하나도 하지 않았고, 될 법한 곳에 썼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사람은 고정형, 성장형 마음가짐이 혼재하고 발휘되는 정도도, 상황도 다 다르다. 나라고 늘 저렇게 살았다 이런 건 아니지만. 내가 만약 성장형 마음가짐으로 대처했다면 어땠을까 하며 떠오르는 에피소들이 적지 않다.
2024년 가을.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서 또 이 책을 집어 들었고, 이 책을 읽는 중에 정말 부끄러워 숨고 싶었던 사건이 일어났다. 올해부터 새로운 분야의 번역을 시작했는데, 피드백이 나쁘지 않았다. 처음 하다 보니 심혈을 기울였고, 검토에 검토를 거듭했다.
정말 힘들었던 번역을 하나 끝내고 받은 새로운 일은 분량도 많지 않았고, 원문이 정말 클리어하게 쓰여있었다. 좋은 피드백 덕분이었을까? "쉽다"라고 생각하며 번역했다. 쉽다고 생각하고 프린트하지 않고 모니터로만 검토를 했다(보통 프린트해서 보면 틀린 것이 잘 보인다). 그냥 의심하지 않고 그렇게 했다.
그런데! 원문 이해를 제대로 못해서 발생한 오역이 있었다... 는 피드백이 왔다. 나는 지금.. 마인드셋 읽는 사람이니까 제대로 성장해 보자, 제대로 마주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검수자가 검수한 파일을 요청해서 받았다. 정말 이게 내가 최종본이라 생각해서 보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실수들이 있었고, 오역도 있었다.
아 그냥 그렇구나, 내가 좀 오역이 있었구나 하고 넘겼으면 이렇게 절절히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로 이번에는 책을 읽은 대로 실천해 보고자 실패, 실수, 좌절이 망한 게 아니고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 보기로 했다. 정말 너무너무 부끄러웠지만 외면하고, 내가 처음 하는 분야니까, 이제 이 분야 안 할래,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이런 피드백은 정말 처음이야...라고 하지 않고 다음번 일은 제대로 해서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5년 전엔 그래 저자의 말이 맞아. 정말 공감해. 여기에서 그쳤었지만, 이번에는 이렇게 부끄러운 일도 발생한 마당에 정말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야호!라고 생각하고(이렇게 마음먹기까지 일주일은 걸린 듯) 책에 나온 개념을 그대로 내 일상에 스며들게 해보려고 한다.
너무 다짐다짐한 글이 되어버렸지만, 난 또 잊고 말 테니까 잊지 않으려면 이렇게 써놔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