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졸업식 그리고 지금의 우리들
녹아버릴 것만 같던
우리의 사춘기가
끝나고선 입대와 취업으로
굳어질 때 우린 무엇을 보았을까?
두 눈에선 눈물이 흐르지 않았고
그렇게나 아쉽지도
행복하지도 않았지
우린 그렇게 미지근한 미소로
정신없이 서로를 반기며 웃으며
그다지 친하지 않은 친구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마지막
2시간을 보냈어
두 눈에 담아 보려고
그때의 장면들을
두 손으로 잡아 보려고 너희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난 너를 꼭 보고 싶다며 사랑한다고
고백하기에 앞서
입꼬리를 올리며
수고했다고
그래, 우리 정말 수고했지
앞으로도 수고하자고 고생하자는 말
한마디 두 마디 오갈 때마다
입안 속
서러움이 꿈틀거렸던 것 같아
아마도..
조금 울음이 가득 차
눈시울에 가득 찰 때쯤
교장선생님의 담화를 마무리로 우린
2만 원짜리 안개 꽃다발과
5천 원짜리 장미 꽃다발로
마무리 지었어야 했지
우리의 마지막 장면
그렇게 마침표. 우리의 설렘은
지금 들고 있는
이 꽃다발이 쓸모없어지고
시들어 말라갈 때쯤 일 거라고 말이야
지금에서야 물어볼게
그 시절, 우리 행복했니?
이 새벽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오늘을 즐기자 만나서 반가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