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싶어서 믿었다

by 디카라떼

우리는 같이 웃고 있었다.

너와 나의 울타리를 허물고 각자의 최선의 모습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참 인연으로서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근데 어느 때부터 함께 웃는 날이 줄어간다.

함께하는 데 이유가 있어야 하고, 같이할 수 없는 데에 이유가 붙고

경계가 작동하게 된 것이다


사람마다 내어주는 경계의 영역은 참 다르다

내가 마중나가 넓혀놓고도

어느 때 보면 침범당했다고 후회하고

경계선의 형태는 앞 뒤로도 움직이지만

높이같이 위 아래로도 움직이는가보다

단순히 넓다만으로 표현할수는 없는 복잡한 영역인가 보다


애초에 열지 않았다면 그건 '안심'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걸 알고도 왜 굳이 경계를 움직이면서

결국엔 경계선을 '경계심'으로 만들어내는 행동을 반복하는 걸까.


내어 줌에서 비롯되는 안정감, 숨이 트이는 관계

그런 관계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되고

거기서 자기 숨통을 터내는 환기작용이 필요했을까 싶다.

그렇지만 환기를 위한 다른 방법들도 있었을 텐데

굳이 '관계'라는 방식을 사용해서 이런 위험성을 자꾸 안고 가는걸까.

'안심'을 얻기 위해 시작했지만 경계심으로 맺어지는

반복되는 이 구조의 내면에는

타인, 인간에 대한 아직 태동하고 있는 나의 믿음에서

비롯되는 것도 같다


믿음,

아직 완전히 다가오지 않은

어떤 관계에 기대를 거는 믿음이 필요한걸까

아니면, 화면이 꺼진 유리에 비친 내 흐릿한 얼굴처럼

아직은 불확실하지만 나의 경험과 나로 좁혀가는

지혜를 믿는 믿음이 필요한걸까.


오늘의 결론도 둘다 중요하다 혹은,

결국엔 사람의 믿음 영역은 자기 자신이라고 말하지만

내일 나는 또 마음을 열겠지.

그때 나는 타인을 잃어버리는 건가 아니면

나 자신을 조각내는걸까.


어쩌면 나의 내면에서부터 부서지는

마음의 조각 행위같이

때로는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을 나도 모르게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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