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고 싶은 곳

by 디카라떼

'급히 나오면서 든 생각은 뭐하지 보다도 어디로 가지 였다. 갈 데가 생각나지가 않네 오후 1시40.'

쉬는 날의 나는 누구인가를 특정 상황마다 생각하곤 한다.

오늘은 좀 생각이 달랐다. 평소같았다면 뭘 할까를 고민했는데

어디를 가야하는가부터 고민이 되었던 날이었다.

할 것이 정해지면 장소는 따라오게 돼 있는데. 장소가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이런 흔들림이 무의미하다고 보지 않는다.


고민의 변화는 마음 어느 부분에서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뭐가 변한거지? 갈 곳은 어디가 되었든 내가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내가 있을 곳이 어디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이 내게 동기를 줄 것인지를 생각하고 오늘은 거기에 의탁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동기의 위치가 변한 거다.


내면의 나에게 강해지자는 자기 응원으로 늘 지내왔지만,

어제의 하루가 또 지치게 만들었는지

나를 세워줄 기댈 자리를 찾게 되느라 시간을 많이 들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가 어디인가?

그 자리를 찾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 곳이다.

아늑한 곳은 많지만 앉기 좋은 곳은 많지 않다.

눌러 있어도 눈치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곳. 이미 리스트로는 몇 군데가 있지만 좀 더 새로운 곳을 찾아보고 싶었다.

나의 영역에서 좀 더 떠나있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찾은 곳은 아쉽게도 의자가 불편했다. 그 덕에 내가 글을 풀어내는 타입을 조금 다르게 만든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불편한 테이블도 날 잠시 쉬게 만들었다는 거다. 테이블과 의자에 기대

마음을 잠시나마 풀어내는 이 순간은 쉼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의 기울임이 더 컸던 것 같다.


중요 요소가 더 있다면, 조명과 소음이다.

노래가 너무 커서 나의 소리보다도 이 장소의 개성에 묻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나의 리스트가 아닌

낯선 곡에 글자를 어울려 본다. 잘 버무려지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이런 투박한 표현으로 약간 단단하고 마른 말투가 만들어졌다.

조명은 밝은 전구빛과 식물의 조화가 따뜻했다. 내가 기댈 수 있는 마음의 위치는 조명이었나싶기도 하다.

잠시 사진을 찍어내면서 그 색상을 취해간다고 위안삼기도 했다.


이 공간에서 혼자는, 나 혼자다.

이 어울어지는 광경을 지켜보는게 나만 관객이 된 것 같아서 재미있다

멀리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서 타이핑을 하는데

나는 니 기분 안다고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 지금 느끼는 것은 내가 어울어지는 것 이상으로

누군가가 어울리는 모습에서 관객이 될 수 있는 자리, 대리만족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따뜻한 조명 아래, 단 차 한잔에, 늘어졌지만 풀어지진 않은 긴장감으로 잠시 기댈 수 있는 곳.

거기서 나의 일부를 찾을 수 있었다.

차 한잔으로 찾는 나의 모습은, 행복을 찾는 아주 경제적인 방법이었다.

완벽한 쉼이라는 건 오히려 나를 지치게 하는 것 같다.

잠시 기댈 수라도 있다면, 그 방법이 경제적이었다면 잠시 만족할 뿐인거다.

그렇게 지나가는, 시간의 만남들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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