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
집값을 누르지 못한 정책, 거래를 멈추게 했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롭습니다.
서울 집값이 꺾였느냐고 묻기 전에, 서울에서 거래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월 기준 전월 대비 70% 넘게 줄었습니다. 특히 마포구·성동구·광진구·강동구, 이른바 한강벨트로 불리던 지역의 거래 감소폭은 90%에 육박합니다.
가격이 급락해서가 아닙니다. 아예 사고파는 행위 자체가 멈춘 것에 가깝습니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3중 규제’로 묶이면서 대출은 줄고,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는 원천 차단됐습니다. 돈줄도, 레버리지도 막히자 시장은 가격을 논의할 단계로 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다른 그림이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서울이 멈춘 자리에서, 다른 지역이 움직였다
서울 거래가 얼어붙는 동안 구리시·화성시·용인 처인구 같은 비규제지역에서는 거래량이 늘고 집값까지 반등했습니다.
규제는 서울에 집중됐지만, 주거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출과 세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역으로 실수요와 정책 회피 수요가 함께 이동했습니다.
이른바 ‘풍선효과’입니다.
결국 정책은 집값을 누르기보다 수요의 위치를 바꿨습니다.
같은 규제, 다른 반응
흥미로운 점은 서울 안에서도 반응이 갈렸다는 것입니다.
이미 강한 규제를 받아왔던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는 거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이 차이는 정책의 강도 때문이 아니라 자금 구조의 차이로 보입니다. 현금 비중이 높고 실거주 수요가 중심인 지역은 규제에 덜 흔들렸고, 전세 레버리지에 의존하던 지역은 거래가 먼저 증발했습니다.
이번 흐름을 보며 한 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부동산 정책은 가격보다 거래를 먼저 멈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거래가 멈추면, 가격은 당장 움직이지 않아도 수요는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던진 정책은 서울의 거래를 얼려버렸고, 그 에너지는 비규제지역으로 흘러갔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613236
https://www.yna.co.kr/view/AKR20251207016300003?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