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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치드 Apr 08. 2022

자립준비청년 -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런치드노트 ④ :  청년들의 꿈 서포터 이송희

우리는 왜 가치에 집중할까요? 런치드노트는 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문제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들은 왜,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실현할까요? 그리고 이들이 바라는 더 나은 세상은 무엇일까요?








‘꿈’이 이상적인 단어라고 말하면서도, 누구든 언제나 꿈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청년들의 꿈 서포터 이송희 님의 스토리입니다.




보호종료아동이 아닌, 자립준비청년

그들의 시작을 응원하는 마음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문제에 집중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대학 때부터 청년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왜 우리는 자유롭게 꿈꿀 수 없을까.' 1년 동안 미국에 다녀오면서 이 고민은 더욱 짙어졌어요. 자유롭게 꿈꾸며 살기로 결심하고 방송계, 드라마 PD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강하게 마음먹고 들어갔던 곳인데도 제 생각보다 더 녹록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꿈을 잃어보니 꿈이 없는 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의지가 있어도 현실적인 이유로 꿈꾸는 일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돕고 싶습니다.


그들을 돕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자립준비청년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듣기 시작했어요. 제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지점이 많더라고요. 만나면서 알게 된 내용들을 가능한 부분만 조금씩 발췌해서 SNS에 올리는 활동을 했는데 이 채널을 통해 한 청년이 만남을 청해주셔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오랫동안 친했지만 깊게는 몰랐던 친구의 가정사를 듣기도 했고요. 부족함이 많았는데 제 마음과 열정만 보고 많은 분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나눠주신 것 같아요.


자립준비청년들을 처음 만난 스토리가 궁금하네요! 많은 노력을 하셨을 것 같아요.

그저 막연히 돕고 싶다는 생각만을 갖고 있었을 때 만났던 한 대표님께서 "그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라"는 조언을 주셨어요. 어떻게 만날까 고민하다가 한 자립준비청년분께 인스타그램으로 메시지를 보냈어요. 감사하게도 일면식도 없는 저의 첫 인터뷰에 그분이 응해주셨고, 약 1시간가량의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이 어려웠지 그 이후부터는 다양한 만남이 계속 이어졌던 것 같아요. 친구의 지인을 통해 자립 생활관을 소개받아 생활관 선생님과 그곳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고요. 그 친구들 중 일부와는 계속 연락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게 송희님의 상상과 어떻게 달랐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주실 수 있나요?

처음에 저는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모아 그들에게 맞는 맞춤형 정보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어요. 그리고 그들 곁에 '진짜 어른'이 한 명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에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서비스도 넣으면 어떨까 구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이런 정보 플랫폼이 없어도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력만 있으면 필요한 정보 찾는 일쯤은 문제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분이 제게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외부에서 개선되어야 할 것도 있지만 그보다 그들 자신이 먼저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곁에서 든든히 지지해주는 사람이 부족했을 그 친구들에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마음 가짐, 그리고 작은 성취의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거창한 플랫폼을 만들어서 복잡하고 어렵게 어른들을 매칭 시켜주기보다는 내가 그들 옆에서 격려하고 지지해주며 작은 성과를 이뤄가도록 돕는 ‘진짜 어른’이 되자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 흐름 속에서 청년들의 심리적, 정서적 자립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도 고민하게 되었고요.


그렇게 활동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고 고민하는 분들을 만나, 지금은 <꽃피어날>이라는 사회적 기업에서 청년들의 마음건강을 돕는 워크북 '마음돌봄 다이어리', 그리고 함께 소통하는 '마음돌봄 코칭'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불완전한 가족환경에서 성장기를 보낸 청년들, 특히 자립준비청년들의 마음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었지만 대한민국 모든 청년들의 마음에 도움이 되는 책이에요.

@mind.bloom.official 꽃피어날 인스타그램 계정


<꽃피어날> 마음돌봄다이어리


편견의 그릇들이 깨어질 때



아무래도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비교적 낮을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의 벽에 대해 알려주세요.

자립준비청년들이 실제로 본인들의 이야기를 방송과 미디어를 통해 나누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도우려는 개인, 기관, 단체들도 정말 많아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느끼는 가장 큰 사회의 벽은 여전히 '편견'인 것 같아요. 실제로 이 친구들의 상황을 알고서는 갑자기 아르바이트 급여를 주지 않는다거나, "네가 나랏밥만 먹고살아서 잘 모른다"는 식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는 어른들이 여전히 있더라고요. 그냥 사회문제일 때는 "힘들겠다, 도와야겠네" 싶지만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면 마음이 바뀌기도 하고요. 인식과 편견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것 같아요.


송희님이 바라는 더 나은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사실 자립준비청년들의 문제는 상황이 어찌 되었든 간에 ‘어른들이 만든 문제’라고 생각해요. 태어날 때 아이들이 선택권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잖아요. 우선 저부터 진짜 좋은 어른이 되고 싶고 "이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라고 말하기 부끄럽지 않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친구들을 특별한 사람이 아닌 그저 평범한 청년으로 바라봐주면 좋겠어요. 도와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대상으로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의 그릇들이 더 많이 깨어질 때, 이 세상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서 기업이 아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심과 열린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자기 경험의 틀 안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더라고요. 저 또한 그랬고요. 그래서 더더욱 다른 이들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어요.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은 '경험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가진 경험을 나누고, 그들이 자신감을 갖고 시작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울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선한 브랜드가 만드는 제품을 사는 가치소비 행위가 개인에게 의미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치소비는 관심의 시작이자 가장 적극적인 행동인 것 같아요. 물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하잖아요. 소비를 통해 내 관심을 그 영역에 둘 수 있는 거죠. 마음은 있지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을 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관심 표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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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편집 : 한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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