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과정은 배움과 경험 그리고 성장의 기회
학원 운영의 두 가지 핵심은 잘 가르치는 것과 잘 관리하는 것이다. 잘 가르치는 것이 교수부의 주된 업무라면 잘 관리하는 것이 내가 속한 상담 관리부의 주요 업무이다.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학부모 특성과 니즈를 잘 파악해야 한다. 또한 상황에 대한 이해도 잘해야 한다.
매달 정기상담 기간에 선생님들과 어떻게 상담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학원에 근무를 해 본 사람이면 알 거다. 매달 아이들이 눈에 띌 정도로 성장을 한다거나, 매번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담 전 매달 같은 상담만 할 수 없어 막연함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학부모님에게 꼭 공유할 이야기임에도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는 게 좋을지 신중히 고민을 하게 하는 일들이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나눌 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려 했고 또 학부모 입장에서 들어보기도 하며, 같은 이야기라도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것들을, 상담의 소재는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음을 그 과정들을 통해 몸소 배우고 느꼈다.
신규상담을 할 때면 대부분 예상질문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다 가끔씩은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잘못된 정보를 알려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른다고 답할 수도 없다. 그럴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게 순간적인 판단을 잘해야만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배우고, 적용하고, 넓혀가며 상담의 전문성을 높여갈 수 있었고, 혹여나 정정할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다시 설명을 드렸다.
면담이 필요한 학생이 있으면 상담실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수업 시간에 장난을 심하게 치거나, 지속적으로 교재를 챙겨 오지 않거나, 예상보다 성적이 저조하게 나와 풀이 죽어 있거나, 단어시험 준비를 매일 해오지 않거나, 또는 학부모님의 요청에 의해서 면담을 한다. 사실 면담을 하러 들어오는 그 순간, 그 아이들은 왜 면담을 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화를 내거나 혼을 낼 필요가 없다. 어떻게 하면 챙길 수 있고, 할 수 있는지 같이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
또 가끔은 컴플레인을 응대할 때도 있다. 특히, 코로나 시절에는 학원을 운영하면 운영한다고 컴플레인을 받고, 같은 반에 확진자가 나오기라도 하는 날이면 하루종일 감정을 누른 채, 걱정되시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나 이러한 대처를 했으니 안심하셔도 된다고. 상담을 했었다.
그렇게 일을 하는 모든 과정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에서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만약 이렇게 했다면 결과가 달랐을까, 나는 매일 하루를 돌아봤다. 때론 후회하기도 하고 때론 뿌듯하기도 하며 반복된 날들은 모두 나의 경험과 노하우로 쌓였고, 어느 순간부터는 미리 예측이 가능하기도 했고, 생소한 질문을 받는 날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땐 모든 것이 나에게 기회라고 생각했다. 만약 원장님이 매일 계셨다면 나에게 강사 관리를 할 기회도, 신규 상담을 할 기회도, 각종 행사를 기획할 기회도 없거나 적었을 텐데 한 분원의 실무자로 일을 하며, 매달 월급도 받으며, 그런 기회들을 경험하는 것이 ‘일이 주는 기쁨’이라 생각했다.
나는 그런 기쁨을 느끼며 한 단계씩 성장했지만 같은 일이라도 변주를 하지 않으면 무료함이 된다는 것을, 나는 그때는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