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리더가 될 것인가? 질문 앞에 서다.

한 분원의 책임자, 원장이 되다.

by 별나

모든 것이 익숙해졌을 때쯤 새로운 원장님이 부임해 왔다. 이전 원장님과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였다.


이전 원장님과는 적절한 거리를 두고 일을 했다. 사소한 일상은 공유하곤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깊어지지 않았다. 일에서도 큰 방향성을 세팅하고 나면 세부적인 부분이나 조율은 관리자들에게 맡겼다. 그래서 늘 어떻게 하면 더 좋을까를 자연스레 고민하게 되고, 덕분에 문제를 해결해 가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었다.


바뀐 원장님과는 거리 조절에 실패했다. 소소한 일상까지 공유를 하고 개인적인 시간도 같이 보내곤 했다. 업무에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같이 세팅을 하고 움직였다. 일을 하는 동안 즐거움, 편안함은 있었지만 결국 긴장감이 무너졌고, 물론 지켜야 할 선은 지켰지만 업무와 관계에서의 경계가 흐려졌다.


나의 일적인 성향은 이전 원장님과 잘 맞았지만, 누군가는 그 스타일을 아주 힘들어하기도 했다. 바뀐 원장님은 깊은 관계를 잘 맺어서 오랜 기간 서로 믿고 일을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셨고, 그때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약 2년 후, 내 앞에 “나는 어떤 원장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놓였다. 나는 어떤 답을 해마다 써 내려갔을까. 그렇게 입사 6년 차, 한 분원의 책임자가 되었다.




겁이 많은 나지만 그보다 일에 대한 욕심이 더 컸던 것 같다. 지금까지 내 실력으로 증명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할 거라는 ‘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책임자가 지닐 무거운 무게 또한 견뎌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무게를 직접 들어보기 전에는 누구도 모른다. 해가 지날수록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해야 할, 그리고 성장할 부분이 더 많이 보이면서 무게감은 더욱 늘었다. 소위 할 만하다는 시기가 있으면 또 어려운 시기가 찾아온다.


이때 내가 분명하게 깨달은 건 한 조직의 운명은 리더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직원들이 있어도 리더의 마음과 생활이 무너지면 조직 또한 무너져버린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내가 똑바로 살아야 한다’ 고 말했다. 하루라도 내가 흐트러지면 학원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불안과 강박이 찾아왔다.


게다가 내가 원장을 맡은 첫 해는 코로나가 터졌던 시기라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격리가 있었던 시절, 출근 전 선생님들의 연락은 받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일주일 간 대체 인력을 구하고 대체 시간표를 짜야한다는 것을. 장기화된 코로나로 지친 학부모님은 예민해져 코로나 발생자가 있을 때마다 휴원을 하지 않는다며 학원에 화를 내곤 했다. 이따금씩 감정 노동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기본 원칙들을 잘 준수하고 대응한 덕분에 학원은 안정화되었고, 행사나 집합 모임을 할 수 없었기에 나는 그동안 나의 내실을 다질 수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1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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