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덤>: 캣 파이팅에서 자기 발현으로
※ 본인은 데뷔 팬 블랙잭(투애니원 팬), 데뷔 팬 네버랜드(아이들 팬) 임을 미리 밝힙니다. <퀸덤>에 출현한 모든 그룹을 언급하지만 애정의 차이는 있습니다.
<퀸덤> 과몰입 여덕은 이제 무슨 낙으로 살지요
힘든 일상 속에서도 매번 나를 울고 웃게 하며 위로해주었던 <퀸덤>이 끝나버렸다.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우려 섞인 눈으로 본 프로그램이었는데, 최고의 화제성과 함께 생각보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는 온전히 출연자들의 성과다. <퀸덤>은 1회만 하더라도 엠넷답게 캣 파이팅과 ‘진짜 1위’와 경쟁을 부추기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셀프 프로듀싱의 기회를 어렵게 잡은 출연진들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완전히 바꾸었고, 그 결과 ‘여적여’와 어그로 투성이었던 편집이 각 팀의 자아실현과 친목과 사랑의 짝대기(…)로 집중되는 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장 기대되는 팀이었으나, 우승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아쉬웠던 마마무(솔직히 스케줄 상 나오면 안 되는 그룹이었다. RBW 제발 마마무 좀 쉬게 해 줘.). 그래도 구오즈 팀의 <wish you were gay>의 과정과 무대가 유닛 미션에서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지. 개인적으로는 <I Miss You> 무대가 제일 좋았다. 처음에는 험난했지만 <친절한 금자씨>로 활약한 예인과 <카메오>/<Moonlight> 무대로 정체성을 찾은 러블리즈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오마이걸의 <Destiny>와 <게릴라> 무대는 ‘Fairy Crush’라는 컨셉을 대중에게 각인했고, 블랙잭으로서 박봄의 <눈, 코, 입>과 <되돌릴 수 없는 돌아갈 수 없는 돌아갈 곳 없는> 무대는 눈물 났다. 데뷔 팬으로서 (여자)아이들의 활약은 눈부셨고, AOA의 <너나해> 무대는 한국 대중음악/문화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퀸덤>의 우승 조건이 단독 대형 컴백쇼라는 말에, 설현은 “인기 남자 아이돌의 특권”이라 언급했다.
그래서 이 글은 불합리하게 시작했던 게임, <퀸덤>에서 고군분투했던 모든 출연 팀에 대한 찬사다.
마마무 – 여전한 실력, 아쉬운 프로듀싱
참 아쉬운 팀이다. 마마무는 한국 여성 아이돌 컨셉에 있어서 엄청난 확장을 가져온 그룹이고, 이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다. 각자 개성이 확실한 멤버들과 엄청난 실력, 그리고 <Mr. 애매모호>, <데칼코마니>, <1cm의 자존심> 등의 컨셉까지. 여성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드물게 ‘포시즌 포컬러 프로젝트’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처음 <퀸덤>의 라인업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팀이기도 했다. 결국 우승까지 했지만, 마마무의 우승에는 강력한 팬덤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실력이야 두말할 것 없는 팀이지만, 컨셉의 다양성에 계속 한계가 보여서 아쉬웠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마마무의 실책만은 아니다. 11월 컴백이 있는데도 <퀸덤> 출현을 결정하게 된 데에는 소속사 RBW의 사정이 크게 작용했다. 그래도 가장 좋은 무대를 고르자면, 팬들에게 헌정하는 <I Miss You> 무대가 제일 좋았다. 그리고 화사와 케이의 <wish you were gay> 무대를 어떻게 잊어. 다만 화사X케이가 GL 컨셉으로 소비되는 건 조금 불편했다. 여러분, 케이 입장에서는 낭만적인데요…. 화사 입장이 되면… 아니다…. (머릿속에 온갖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러블리즈 – 결국은 서늘한 진심으로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러블리즈 팬이다. 그래서 <퀸덤> 초기에는 울부짖더라.
“전에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케이팝 최고난도 덕질이야!”
그렇다. 워낙 청순 컨셉에 멤버들이 진절머리 나서, 초반 경연에서는 무조건 ‘걸크러쉬’ 컨셉을 하려는 게 눈에 보였다. 분명 좋은 전략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이해는 가서, 지나치게 욕먹는다고 생각도 했고. 러블리즈에게 <퀸덤>은 최종 무대 <Moonlight>로 나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는 <친절한 금자씨>로 현대무용을 충분히 활용한 예인의 유닛 무대가 돋보였고, ‘팬도라의 상자’ 무대였던 <카메오> 역시 분명 새로운 시도였다. 다들 “러블리즈가 주전공인 짝사랑 청순을 하니 어울리잖아!”라고 말하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저런 곡을 뮤지컬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한국 여성 아이돌 그룹에게 쉽게 주어진다고 생각하나?
러블리즈의 파이널 무대 <Moonlight>은 그동안 러블리즈가 가사에서 보여주었던 정체성을 진일보하여 보여주었다. 겉으로는 평범한 짝사랑 노래 같아도 서늘한 러블리즈의 분위기를, 이별 노래로 제대로 보여주었달까. 그래서 빨간 모자와 달에 영감을 받은 무대가 좋았다. 다음 컴백에는 <Moonlight>의 분위기를 더 이어받은 곡으로 컴백할 수 있기를.
AOA – ‘섹시’의 정점에서 탈출을 외치다
(여자)아이들과 더불어 <퀸덤> 최고의 수혜자. (여자)아이들은 전소연의 리드와 함께 무궁무진한 컨셉을 보여주었다면, AOA는 그동안의 ‘섹시’ 컨셉에 가려져 있던 각 멤버의 실력과 개성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였다.
AOA의 초반 컨셉은 FNC 답게 밴드를 겸하는 아이돌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한국 음악 시장에서 여성 밴드는 잘 먹히지 않았다. 결국 아이돌 시장에서 뜨기 위해 FNC는 철저한 성적 대상화 컨셉을 선택했고, 2010년대 중반까지는 어떻게 성공했다. 그러나 AOA가 그동안 겪어야 했던 일들은 처참했다. 설현과 지민의 역사 논란, 설현과 지코의 열애설 당시 팬과 인터넷에서의 반응들(당시 나는 지코 팬이었는데도 남초 사이트가 설현에게 보인 반응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기억한다), 초아의 탈퇴 이후 예전 같지 않았던 반응들…. 그래서 데뷔한 지 9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혜정의 예능감, 찬미의 춤 실력, 설현의 다양한 컨셉 소화력과 보컬 특색, 지민의 프로듀싱 실력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명백히 소속사 FNC와 한국 사회의 잘못이기도 하다. 결국 AOA가 겪어야 했던 이 모든 일들은 멤버들의 페미니즘 자각으로 이어졌다. 설현이 GQ 인터뷰에서 정장 화보를 찍으면서 보여주었던 모습들, <차이나는 클라스> 이나영 교수 편에서 유나가 보여주었던 모습들을 기억해. 그래서 AOA는 <퀸덤>을 ‘섹시’로부터의 탈출과 개성의 발현 기회로 적극 활용했고, 완벽히 성공했다.
그래서 AOA의 <너너해> 무대를 보면서는 울 수밖에 없었다. 설현이 저렇게 보컬이 매력 있고, 정장을 입고 세상을 다 가진 듯이 웃는 모습이 멋있는 사람이었지.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 3에서 <Puss>로 ‘여자 래퍼’로서 성적 대상화된 컨셉을 들고 나왔던 지민이, 자신의 솔로 무대를 위해 준비했던 초록 커스텀 마이크를 쥐고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라 외치는데 어떻게 안 울 수가 있어. 서부극 느낌이 물씬 나는 파이널 무대 <Sorry>에서 메인 댄서가 보여준 액션 무대도 좋았다. 나는 당신들의 탈출을 응원해. 그 기회를 잡은 AOA에게 행복만 있기를 바라.
오마이걸 – ‘소녀’의 경계는 없다
첫 무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스스로의 강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꾸준히 좋은 무대를 보여준 팀이다. 동양풍으로 각색한 <Destiny>, 효정의 보컬을 보여주었던 유닛 <허수아비> 무대, 메인 댄서 유아의 진가를 보여주었던 마이클 잭슨의 <Smooth Criminal> 무대, 개인적으로 음원이 공개되었을 때 가장 좋았던 <게릴라> 무대까지. 오마이걸은 경연 프로그램에 잘 먹힐 만한 ‘쎈’ 무대를 고집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프로듀싱과 무대를 보여주었다. 해외 팬들이 붙인 별명 중 하나가 ‘Fairy Crush’인데, <퀸덤> 내내 오마이걸은 이러한 정체성을 보여주되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인터뷰를 보아도 오마이걸의 멤버들은 ‘소녀’의 이미지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그렇기에 기존 오마이걸의 <불꽃놀이>와 <Bungee> 등의 곡들을 단순히 청순 컨셉으로 이해하면 안 되고, <퀸덤>에서도 오마이걸은 동일한 스탠스를 유지했다. <퀸덤>을 겪은 오마이걸이 다음에 보여줄 컨셉은 무엇일지 더욱 기대가 돼. 그리고 엠넷은 양심 있으면 승희한테 리액션 비 따로 주자 제발.
박봄 –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
투애니원의 데뷔 팬으로서 걱정을 많이 했다. 다른 팀들과 달리 솔로로 나오고, 투애니원 멤버들 중에서도 컴백했을 때 가장 질타가 많은 멤버였으니까. 1, 2차 무대에서는 기대만큼 좋은 무대를 보여주지 못한 점은 맞다. 그러나 유닛 <허수아비> 무대부터 조금씩 달라지더니, 팬도라의 상자 무대 <눈, 코, 입>은 첫 소절을 듣자마자 눈물이 났다. 아 봄 언니 왜 이래. 팬들이 울 건 어떻게 알고 이래. <되돌릴 수 없는 돌아갈 수 없는 돌아갈 곳 없는> 무대에서 투애니원 <Crush> 의상과 각 멤버의 상징색 마이크가 있는 모습은… 정말 할 말이 없었다. 올해 5월에 씨엘이 투애니원 10주년을 기념하며 모든 멤버들과 함께 인스타 라이브를 진행했을 때, 그때 다라가 처음 꺼낸 말이 “우리 넷이 이렇게 모이기 힘들잖아.”였을 때도 얼마나 속상했는데. 공민지의 응원 영상에 박봄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그렇게 아팠는데. 저렇게 잘 울던 사람이 아니었는데.
YG가 빅뱅은 그렇게 오래 활동하게 지원했으면서, 투애니원을 그렇게 허무하게 해체하게 하고 공민지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내고 박봄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지. 박봄 실력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YG는 지금도 박봄을 내려놓지 못하지. 우리가 놓쳐버린 투애니원의 모습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몰라. 마침 오늘 씨엘이 YG와 계약을 해지했다는 기사가 났네. 내 사랑들 정말 축하해. 투애니원 이제 놀자.
(여자)아이들 – She is a LION
<퀸덤>은 (여자)아이들의 데뷔 팬으로서 정말 행복한 프로그램이었다. 데뷔 때부터 모든 곡을 프로듀싱한 전소연과 (여자)아이들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었으니까. 1차 무대 <라타타> 때 태국 출신 민니가 태국어로 오프닝을 여는 모습, 2차 무대 <Fire>에서 투애니원에 대한 리스펙을 보여주면서도 훌륭하게 재해석한 모습, 팬도라의 상자 무대 <싫다고 말해>에서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배짱이 보였던 모습. <Uh-Oh> 활동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던 삼애 민니가 유닛 무대 <Instagram> 등으로 더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고, 같은 활동부터 무대 실력이 늘어난 메인 보컬 미연도 꾸준히 성장했다. 데뷔 <라타타> 때 그렇게 방긋방긋 웃던 최애 우기가 <싫다고 말해> 무대에서 한쪽 눈을 가리며 상처 받은 모습을 하고, 엔딩에서 소름 끼치게 웃는 모습이 기뻤어. 그렇지만 <퀸덤>에서 (여자)아이들의 화양연화는, 두말할 것 없이 파이널 무대 <LION>이다. 음원만 듣고는 조금 의아했는데, 무대를 보면서 내심 후회를 했다. 나는 내가 (여자)아이들의 무대를 보면서 우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어. 그것도 무대 보는 내내 울었어. 전체 영상이 떠도, 직캠이 떠도, 지하철에서 다시 보아도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고.
데뷔 때부터 그렇게 무대에서 지적받던 막내 슈화가 오프닝을 여는 순간부터 눈물이 났다. 가사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의미, <싫다고 말해>에서부터 컨셉 소화력이 성장한 우기, 슈화의 표정 하나하나에 계속 눈물이 났다. 그러나 <퀸덤>에서, <LION>에서 가장 돋보인 사람은 리더이자 나의 차애 전소연이다. 이상하지. 최애는 분명히 우기인데, 가장 애정하고 아픈 멤버가 소연이라는 게.
쓸데없는 예의 따윈 물어뜯어
편견이란 답답한 우리는 무너뜨려
감히 또 누가 날 막고 또 누가 날 조종해
조심해 다듬지 못한 발톱으로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개척하는 길
뻔해 빠진 꼰대들은 혀를 차던 짓
그걸 해내고서야 받는 박수는 더 짜릿한 맛이지
그걸 맛봤고 이제 부정할 수 없어 I’m a queen
나의 자랑, 네버랜드의 자부심 소연아.
여기까지 오는 거 정말 힘들었지.
난 <프로듀스 101> 시즌 1에서 처음 너를 본 순간부터 팬이었어. 저렇게 멋있게 랩을 하는 사람이 이런 프로그램 나오기는 참 아깝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 프로그램의 최종 선발에서 떨어진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셀프 프로듀싱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함께할 수 있는 멤버들이 있는 (여자)아이들로 데뷔했을 때 기뻤어.
소연아. <LION> 무대 오르기 전에, <퀸덤>에 나오기 전까지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다고 했지. 난 기억해. <프로듀스 101>에서 그렇게 뛰어난 데도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그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을 듣고 의기소침했던 너를,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 3에서 미성년자인데도 불구하고 산이가 제시한 섹시 컨셉을 소화해야 했던 너를 기억해. 그래서… 솔직히 너가, (여자)아이들이 여기까지 올 줄 생각을 못했어. 네 재능을 의심해서가 아니야. 누가 감히 네 천재성을 부정하고 의심해. 투애니원 데뷔 때부터 ‘여덕’으로 살았던 나는, 한국 힙합 씬에서 10년 넘게 ‘여자 리스너’였던 나는 생각조차 못했어. 투애니원이 얼마나 허무하게 해체했는지, 남자 아이돌에게는 미덕인 셀프 프로듀싱이 여성 아이돌에게서는 얼마나 지워졌는지, 한국 힙합 씬에서 얼마나 많은 여성 래퍼들이 어느 순간 성장하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는지 모두 지켜본 나는… 상상하지 못했어.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거야, 미련하게. 그래서 <LION> 무대를 보며 만감이 교차하고 눈물 나는데도 행복했어. <LION>은 전소연의 이야기이자, (여자)아이들의 이야기니까. 나중에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도 너의 테마가 ‘우리에 갇혀 있다가 탈출하는 사자’라는 건 절대 우연이 아니니까. <퀸덤>에게 정식으로 내미는 도전장이기도 하지.
겨우 데뷔 2년 차에 이런 무대를 하는 (여자)아이들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한국 여자 아이돌 그룹 최초로 셀프 프로듀싱을 내세운 (여자)아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얼마나 더 다양할지 궁금해. 나는 오래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어. (여자)아이들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보고 싶어. 여성 아이돌/래퍼/프로듀서로서, ‘천재’로 이 곳에서 전소연이 5년, 10년, 20년 뒤에는 어떻게 버티고 살아남고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해. 그리고 ‘여덕’이자 페미니스트 힙합 팬인 나는…그 모습을 보는 게 너무나 간절해. 팬덤 이름인 ‘네버랜드’처럼, 오래오래 보자. 많이 사랑해.
이 곳을 잠식시킬 수 있을 때까지
<퀸덤>이 이런 프로그램이 되어버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 프로그램 방향성을 출연진들이 이 정도로 바꿔놓은 일은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전무후무하리라고 예상한다. 그만큼 출연진들이 간절했다는 반증도 되고. 우승 팀에게 컴백 쇼가 축전이라는 점은 여전히 분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다들 그 이상으로 얻어가는 게 있었으니까. 자아를 보여줄 수 있는 여성 아이돌과 그 팬이 충분하다는 점이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드러나다니, 이렇게 아이러니할 수가.
많이 공감했던 글이다.
엠넷이 <퀸덤> 이후 <킹덤>을 만든다는 소식이 분하지만(꼭 다들 여성 출연진으로 화제 끌고 남자 오디션 시즌 2 기획하지), 그래도 <퀸덤>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케이팝 산업이 얼마나 착취가 심하고 불합리한 지 알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싸우는 여성 아티스트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 여전히 힙합과 여자 아이돌의 팬인 나는, <퀸덤>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인 모든 출연자들을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다.
이 연대가 결국 음악 산업을 바꿀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