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 살림으로 가계부도 쓰고 절약 생활도 이어 나가고 있다. 공주님과 왕자님이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데요처럼 오래오래 가계부와 절약 생활을 이어 나갔데요가 되면 좋으련만... 나는 절약 생활에 금방 지쳐갔다. 안 쓰는 게 자랑인 절약 고수들과 나를 비교하면 언제나 나는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다. 그리고 직장동료들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며 여유롭게 지내고 있다. 그들과 비교했을 때는 나는 돈을 못써서 괴롭다. 비교하지 말고 니 삶에 집중하란 말 나도 안다. 그런데 안되는 걸 어떡하나, 절약하면서 행복하지 않았다.
왜 써도 스트레스 안 써도 스트레스야? 쓰면 써서 좋고 안 쓰면 절약돼서 좋다고 생각해
스트레스받아가며 괴로워하는 날 보며 남편은 저 명언을 나에게 남겼다.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냐고, 너는 지금 돈 쓰면 써서 좋고 안 쓰면 아껴져서 좋은 건데 왜 그렇게 스스로를 괴롭히냐고 물었다. 그렇다. 돈 쓸 때 행복한 거고 안 쓰면 돈이 남아있어서 행복한 거였다.
누가 봐도 정신승리의 말일지도 모른다. 돈이 없는 거 마찬가지인데 말만 그리하는 게 무슨 의미냐며 따질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난 저 말에 큰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스트레스도 신기하게 사라졌다. 돈의 굴레를 살짝은 내려놓은 기분이랄까
어쩌면 지금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자체에 너무 빠져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한 거일 지도 모르겠다. 정신승리라고 누가 놀려고 저 말을 가슴에 담고 이 외벌이 생활을 가련다.